[HI★초점] '서진이네', 왜 공감대 형성 실패했나

우다빈 2023. 4. 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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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당' '라끼남' '윤식당' '윤스테이' 등 그간 나영석 PD의 노동 예능은 늘 흥행에 성공했다.

나영석 PD에 따르면 이는 유럽에서 이서진이 노점상을 열어보자는 나영석 PD의 가벼운 농담으로부터 시작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는 '서진이네'는 생존 경쟁에 가깝다고 자신 있게 외쳤으나 시청자들이 느끼기엔 생존과 가장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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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서진이네', 비판 받는 이유는
장사에 대한 진정성 결핍 지적 일어
tvN '서진이네'는 '윤식당'을 잇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윤식당'에서 이사로 활약해왔던 이서진이 사장으로 승진해 운영하는 식당 예능이다. tvN 제공

'강식당' '라끼남' '윤식당' '윤스테이' 등 그간 나영석 PD의 노동 예능은 늘 흥행에 성공했다. 인기 스타들이 땀을 흠뻑 흘리면서 고된 노동에 심취하는 모습은 대중에게 큰 호감 포인트가 됐다. 그러나 신작 '서진이네'는 왜 공감을 받지 못할까. 강압적인 보스, 그리고 유난히 노동에 투덜거리는 직원들, 흡사 바캉스를 즐기러 온 듯한 분위기가 '서진이네'의 취지를 망친 듯하다.

최근 방송 중인 tvN '서진이네'는 '윤식당'을 잇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윤식당'에서 이사로 활약해왔던 이서진이 사장으로 승진해 운영하는 식당 예능이다. 나영석 PD에 따르면 이는 유럽에서 이서진이 노점상을 열어보자는 나영석 PD의 가벼운 농담으로부터 시작했다.

'서진이네' 사장 이서진, 이사 정유미, 부장 박서준, 인턴 최우식과 방탄소년단 뷔의 성장기를 그리지만 방송 이후 의외의 장벽에 부딪혔다. 바로 '공감대 형성'의 실패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나영석 PD는 '서진이네'는 생존 경쟁에 가깝다고 자신 있게 외쳤으나 시청자들이 느끼기엔 생존과 가장 거리가 멀다.

윤여정의 빈 자리가 큰 탓일까. 이들은 장사에 대한 진정성이 다소 부족하다. 이서진이 매출의 큰 폭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지만 이는 곧 전단지 뿌리는 것에 그친다. 방탄소년단이 아닌 최우식을 영업용으로 내세운 것은 너무 쉽게 인파를 끌어들이기 싫었던 제작진의 마지막 보루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진이네' 제작진의 가장 큰 문제는 같은 그림을 반복하면서 안일함을 꾀했다. 멕시코 바칼라르의 고즈넉한 풍경, 관광객들의 평화로운 오후를 소재로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담았다. 하지만 이는 이미 너무 많이 소비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고된 하루 속에서 아름다운 하늘이 선사하는 달콤함을 그리고 싶었던 제작진의 연출 의도는 이해됐지만 오히려 '서진이네'의 단점을 부각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는 그간 장사, 또는 노동이 소재였던 예능들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해외에서 한식을 알리는 취지의 프로그램들은 다양한 포맷으로, 또 다양한 멤버를 구성해 해외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들의 땀과 눈물 어린 고군분투가 주로 관전 포인트로 잡혔다. 예능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스타들의 인간미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서진이네'에도 비슷한 대목이 있다. 박서준의 일당백 능력 발휘, 뷔의 성장 등이 그렇다. 하지만 어쩐지 이들의 투덜거림이 몰입을 방해한다.

이는 같은 방송사인 '장사천재 백종원'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된다. '장사천재 백종원'은 백종원이 한식 불모지에서 직접 창업부터 운영까지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한식 불모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가게 내관부터 전혀 다르다. 제작진이 공들여 꾸민 티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서진이네'와 달리 '장사천재 백종원'은 디자인이라고 부를 것이 없다. 메뉴판부터 천지 차이다. 예쁘게 프린팅돼 부착된 메뉴판과 얼기설기 손으로 쓴 듯한 메뉴판이 각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들이 열심히 요리를 하는 모습은 당연히 나온다. 하지만 강도 높은 영업에 불만을 토로하고 휴가를 얻어내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은 노동 예능과 다소 거리감이 있다. 청춘을 즐기는 이들의 활력은 어쩐지 연출 의도와 많이 멀어진 듯하다. 결국 이는 제작진의 핸들링 문제다. 나영석 PD는 이미 같은 포맷을 유지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서진이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에게는 나라를 이동해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 이상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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