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혜택 못 받는 현대차·기아… 리스 늘려 `버티기 모드`

장우진 2023. 4.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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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으로 모든 차종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을 받는 테슬라가 최근 가격 인하까지 나선 만큼 미국산 자동차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던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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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세액공제 대응 방안
美, 보조금 지급車 16종 공개
테슬라·포드 등 자국차 독식
리스 차량은 규제 대상 제외
"내년 공장 완공까지 버틸 것"
작년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의 서배너 '엔마켓 아레나'에서 진행된 기공식 2부 행사에서 조지아 지역주민들이 전시 차량을 관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전기차 세액공제 대응안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으로 모든 차종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을 받는 테슬라가 최근 가격 인하까지 나선 만큼 미국산 자동차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던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된 만큼, 현지 수입차 업체들 간 경쟁 여건은 나아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16개 모델을 발표했다. 이는 이전 41개에서 절반가량 축소된 규모다.

보조금 혜택을 받는 차종은 전량 미국산 브랜드로 캐딜락 리릭, 쉐보레 볼트·이쿼녹스, 포드 F-150 라이트닝, 테슬라 모델3·모델Y 등이 해당된다.

아우디, BMW, 닛산, 폭스바겐, 볼보 등 유럽과 일본 브랜드는 혜택 대상에서 빠졌다.

현대차·기아도 이번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벗어났다. 특히 올해부터 미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도 중국서 제조한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이번 발표로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를 제외한 4개 모델이 모두 전액 대상에 포함된다.

여기에 테슬라는 올 들어 미국서 수차례 잇따라 가격을 내린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작년 테슬라에 이어 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인 포드도 올해 가격을 낮추며 대응에 나섰다.

반면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 내연기관을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19만8218대로 작년 동기보다 11.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은 5736대로 8.1% 줄었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들은 미국 외 완성차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당분간 미국 이외의 자동차 제조사들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보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고 싶으면 이제 미국 브랜드를 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차·기아의 보조금 제외가 이미 예상됐던 부분인 데다, 경쟁 차종도 함께 빠진 만큼 경쟁 구도는 완화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테슬라가 부동의 1위인 가운데 2위 선점 경쟁을 놓고 현대차·기아가 불리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현지서 리스 비중을 확대하고 점유율 유지를 위한 마케팅 확대 등에 나선다면 2024년말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완공 시점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업용 리스(계약임대) 차량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만큼 리스 비중을 높이면서, 금융 프로그램 등을 통해 IRA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작년 8월 IRA 제정 발효 이후 많은 걱정이 나왔지만 외교 노력이 효과를 거둬 작년 12월에 렌트나 리스 같은 상용차는 보조금 지급 요건이 예외됐다"며 "현대차가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는 내년 하반기에는 IRA 기본 요건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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