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상정 초읽기…윤재옥 "마지막까지 중재 노력할 것"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2023.4.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간호법 제정안'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마지막까지 중재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간호법 통과를 요구하는 간호사들과 이를 반대하는 의사·응급구조사 등 13개 직역 단체 사이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만큼 합의를 통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의원총회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해 간호법 관련 사안을 보고하고 질의·응답과 토론을 실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전까지 중재안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국민들 불편이 현장에서 예상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합의하고 조정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구체적인 당론을 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나눈) 구체적인 얘기는 합의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겠다"며 "자유롭게 의원들 의견 개진하고, 질문하는 등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했다.

간호법 통과 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가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농업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전형적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한 '쌀 의무매입법(양곡관리법 개정안)'과는 달리 거부권 건의에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윤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간호법 제정을 둘러싸고 직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라며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치권이 갈등 조장이 아니라 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아직 직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설득과 중재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당은 물론 정부에서도 각 직역 단체와 만나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법은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 등을 기존 의료법에서 분리하고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를 의료법이 아닌 별도의 법으로 규정한다는 점 때문에 의료·보건 직역 단체 간 갈등이 첨예하다. 간호법 1조인 '모든 국민이 의료 기관과 지역 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는다'는 조항이 핵심 쟁점이다.

대한의사협회는 간호사들이 지역사회에서 의사 없이도 단독으로 병원을 개원하려는 포석이 될 것이라고 의심한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일부 직역 단체들 역시 "간호사들이 소수 직역의 영역을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대한간호협회 측은 고령화가 빨라지는 만큼 지역사회에도 간호인력을 배치해 고령 인구 돌봄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현행법에 따라 간호사의 단독 개원은 불가능하며, 간호사 면허 범위 내에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간호법 이름을 '간호사 처우에 관한 법안'(이하 간호사 처우법)으로 바꾸고 논란이 큰 '지역사회' 문구를 빼는 대신 처우 개선 관련 사항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간호협회와 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간호법 제정안 처리 시점은 오는 27일 본회의가 유력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3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처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의사일정 변경안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여야 원내대표에게 27일 처리를 확언한 까닭이다.

당시 김 의장은 "정부와 관련 단체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여야 간 협의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