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막자" 안간힘…중도금 후불제·분할분양까지 등장

오희나 2023. 4. 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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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아파트 분양에 중도금 후불제에 이어 분할 분양까지 등장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자 '중도금 후불제', '분할 분양' 등 물량 소진을 위한 마케팅 방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도금 후불제 뿐만 아니라 미분양을 없애기 위한 분할 분양도 등장했다.

할인분양, 중도금 후불제, 분할분양 등이 다시 등장한 것은 분양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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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프미아역, 중도금 2% 조건 내걸어
e편한세상동탄파크아너스, '분할분양'
"미분양 늘자 계약률 올리기 안간힘"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아파트 분양에 중도금 후불제에 이어 분할 분양까지 등장했다. 건설사들이 분양에 성공하기 위해 내건 고육지책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자 ‘중도금 후불제’, ‘분할 분양’ 등 물량 소진을 위한 마케팅 방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은 ‘중도금 2%’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 단지의 계약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가 기본이지만, 계약자의 금융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계약금과 중도금 2%만 먼저 내면, 나머지 88%는 입주 후에 내도록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금과 2%만 내면 입주 시까지 추가 비용 부담이 없어 사실상 중도금 후불제 단지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초기 계약금 5%만 내면 잔금 때까지 추가로 내는 비용이 없다. 중도금은 전액 대출이 가능하고 중도금 이자도 후불제 방식을 활용해 잔금 때 납부하면 된다. 애초 계약금은 분양대금의 10%였지만 5%로 내리면서 최소 1000만원만 내면 신축 아파트를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7월 분양 당시 총 487가구 공급에 725명이 청약해 1.4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 2개 타입을 제외한 모든 면적이 미달하는 등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이러한 혜택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엘리프 미아역’의 중도금 혜택 광고(자료=분양 홈페이지 갈무리)
중도금 후불제 뿐만 아니라 미분양을 없애기 위한 분할 분양도 등장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택지개발지구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는 상·하반기 2회차에 걸쳐 분양을 진행했다. 이 단지는 13개동 총 800가구로, 지난달 13일 절반 수준인 437가구를 분양했고, 나머지 363가구는 올해 하반기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분할 분양까지 도입했지만 경쟁률이 저조했다. 결국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지만 미분양 물량을 없애지 못했다.

할인분양, 중도금 후불제, 분할분양 등이 다시 등장한 것은 분양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규모 규제 완화 이후 서울의 일부 단지는 완판을 기록했지만,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증가추세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1분기 분양단지 34개 곳 가운데 1·2순위 내에 청약이 마감된 곳은 13곳으로 38.2%에 그쳤다. 분양단지 10곳 중 6곳이 미달했다는 소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438가구로 1년 전보다 199%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중도금 무이자, 이자후불제, 무상 옵션 등 간접적인 할인을 통해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했을 때 마련할 수 있는 고육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할인 분양은 최후의 수단으로 미분양이 심각할 때 나오는 형태라고 전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미분양이 늘어나니 마케팅 전략차원에서 분양 촉진책을 내놓고 있다”면서 다만 “입지 경쟁력이나 적정한 분양가에 대한 고민 없이 내놓은 고육지책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서울 분양시장은 규제 완화 이후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지방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이 중도금 무이자, 이자후불제, 무상옵션, 경품 등 계약률을 끌어 올리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도 입지여건이 떨어지거나 분양가가 높으면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희나 (h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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