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에 새겨진 강백호 호수비…외국인투수가 직접 작품을 만든 이유는?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수원 KT위즈파크 담장에 강백호 그림이 새겨졌다. 웨스 벤자민이 만든 작품이다.
KT는 지난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14-2로 승리했다.
한화는 1회부터 승기를 잡았다. 1회에만 7점을 뽑았다. 이어 5회 5점, 6회와 8회에 1점을 냈다. 9회초 심재민이 2실점 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KT는 3회초 한화에 분위기를 넘겨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백호의 호수비가 빛났다. 2사 1, 2루 상황에서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채은성은 보 슐서의 131km/h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타구는 멀리 뻗어 우측 담장 근처로 갔다. 하지만 워닝트랙에서 강백호가 공을 잡으며 펜스와 부딪혔다.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18일 KT위즈파크 담장에 새로운 그림이 새겨졌다. 강백호가 충돌한 자리에 강백호가 부딪혔을 때 모습처럼 테이핑이 돼 있었다. 작품을 만든 사람은 웨스 벤자민이었다. 벤자민은 17일 직접 테이프로 강백호를 그렸다.
벤자민은 "미국에서는 흔한 일이다. 텍사스에서 조이 갈로와 함께 뛸 당시에 그가 1루 슬라이딩을 하고 공을 잡지 못한 적이 있다. 그때 다른 동료들이 재미있는 장난을 치고자 넘어진 자리에 테이핑했었던 장면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호는 외야 수비를 하다가 1루에 들어갔고, 올 시즌 다시 외야에 나와서 활약 중이다. 그날 보여준 호수비들은 오랜만에 다시 외야에 본인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것 같았다"며 "그만큼 멋졌고, 더 활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직접 제작했다"고 밝혔다.
벤자민은 "어제 가벼운 캐치볼을 하기 위해 구장에 나왔고 누가 보기 전에 10분 만에 빨리 테이핑을 진행했다. 미국에서는 보기만 했었는데 그 재밌었던 추억을 KBO에서도 남기고 싶었다. 어제 캐치볼을 저 친구(테이핑 된 백호 모습)와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림의 주인공인 강백호는 "벤자민이 어제 사진을 보내줘서 알았다. 오늘 현장에 나와서 직접 보니 생각보다 표현도 잘했고 고퀄리티였다. 재미있으면서도 뜻깊은 기억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며 "오늘 경기할 때 또 그런 수비를 할 수 있도록 그 테이핑된 모습 쪽으로 인사를 하고 들어가려고 한다. 벤자민에게 생각해 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벤자민의 작품을 본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의 수비에 대해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채은성 타구를 못 잡았으면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SSG를 상대로 김민혁(중견수)-강백호(우익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김준태(지명타자)-박경수(2루수)-신본기(3루수)-김상수(유격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고영표다.
[강백호(좌)와 벤자민, 강백호의 수비 장면. 사진 = KT 위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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