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불러 '野 돈봉투 캐겠다'던 與…하루만에 입장 바꾼 이유

전날 최고위회의서 "법사위 긴급 현안질의 요구하겠다"
"법무장관 나와도 할 말 없어" 법사위원들 지적에 수용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3.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요구하겠다던 국민의힘이 18일 하루 만에 입장을 철회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출석하더라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고, 민주당에서 쌍(대장동, 김건희)특검 등을 요구하고 있어 현안질의를 해도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안질의를 해봐야 법무부 장관이 출석해서 '개별 사건에 대해서 드릴 말씀은 없고 검찰에서 알아서 할 거다' 이 말밖에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당 대표께서 그런 의견을 내셨고 법사위에서는 현안질의를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검찰에 가서 제대로 수사하라고 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당 대표 의견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했고 당 대표께서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법사위 관계자도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현안질의를 하면 장관이 답변할 게 뭐가 있느냐"며 "다 '수사 중이라 답변드릴 수 없다'고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결과 브리핑에서 "민주당에 법사위 긴급현안질의 개최를 요구해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도부에서 현안질의를 개최하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번복한 셈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도부와 엇박자가 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당내에서 서로 토론을 해서 결론을 낸 거지 엇박자는 아니다"라며 "기꺼이 당 대표께서도 수용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도 쌍특검 심사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있었던 만큼 국민의힘이 긴급현안질의에서 얻을 것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 당 역시 쌍특검의 조속한 심사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있고 내일자로 소집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역시 본인들이 먼저 요청했던 만큼 법사위 개최에 합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대검찰청을 방문하는 등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한 대야 공세를 이어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이날 오전 대검 민원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음파일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 대검찰청을 방문하게 됐다"며 "검찰총장을 상대로 해서 신속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검 방문에는 정 의원을 포함해 법사위 소속인 유상범 수석대변인과 장동혁 원내대변인, 박형수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후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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