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한전채에 자금 블랙홀 우려 "금리·수요, 작년과는 다르다"
올해 한국전력공사 등 초우량물 채권 발행이 쏟아지면서 채권시장에서 다시 '자금 블랙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시장에선 지난해와 같은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올해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고 있고 장기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전날까지 발행된 올해 한전채(AAA) 발행액은 9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발행 규모였던 31조8000억원의 29%에 달하는 규모다. 한전채 발행이 올해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1분기(1~3월)만 놓고 봐도 한전은 8조1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전년 같은 기간 발행된 6조8700억원 대비 16.6%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보다 한전채 발행 물량이 많아지자 시장에서는 한전채발 수급 부담에 따른 채권 시장의 불안감도 확대됐다. 초우량채 발행 물량 증가로 AA급과 A급 회사채 물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한전채 발행 축소를 위해선 전기요금 상승을 통한 한국전력의 수익 구조가 개선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 2분기 전기·가스 요금이 이달 중 확정될 예정이지만 내년 총선을 감안할 때 하반기 요금 인상폭이 제한적이란 전망이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 요금 인상 수준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하반기에도 한전채 발행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2~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한전채 규모가 4조5000억원 규모라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올해 6월(9900억원)과 7월(1조800억원)에 총 2조7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만기가 몰렸다.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차환 발행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채뿐 아니라 공사채·은행채 등 최상위 AAA급 발행 증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전채 수급 부담을 완화해줬던 MBS(주택저당증권) 1분기 발행 규모도 7조원으로 전 분기(1조3000억원) 대비 큰 폭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로 크레딧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지난해 금리 환경은 채권 매수에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물가상승률이 시장 기대보다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고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 회사채 시장까지 경색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간 금리차)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채권 순매수가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한전채, 은행채 발행이 늘면서 발행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올해 연초 채권 매수 심리가 되살아났다.
또 무엇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발행 규모가 증가해도 올해 금리 환경은 작년과 크게 다른 전망으로 시장이 우려하는 수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1월 이후 연내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10년 이상 장기 국채 금리조차도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황으로 기준금리 이상 금리를 유지하는 크레딧 채권이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짚었다.
단 비우량 크레딧물에 대해선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한전채 물량 부담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기보다 비우량 크레딧물에 대해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비우량 회사채 인기는 시들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A등급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률(미매각금액/총발행금액)은 26.7%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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