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 급반등했는데...활짝 웃지 못하는 K-뷰티·패션

정인지 기자 2023. 4. 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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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포근한 날씨를 보인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3.4.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소비 지표가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뷰티, 패션 기업들도 실적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면세점 매출은 다이궁(중국 보따리상)과의 수수료 싸움으로 부진한 상황이라 업체별 희비가 갈린다. 다가오는 중국의 노동절 황금연휴(4월29일∼5월3일)와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쇼핑 행사인 6.18에서 K-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4%와 1~2월 증가률 3.5%를 모두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국이 올해부터 위드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된 덕분이다.

중국 현지에 공장과 매장을 둔 한국 기업들도 영업이 정상화되고 있다. 코스맥스의 중국 공장 가동률은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던 1~2월에는 50% 수준에 머물렀지만 3월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평균 중국 공장 가동률이 70% 수준이었는데, 이를 뛰어 넘어 규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적극적으로 출점하고 있는 패션기업 F&F도 중국 매출이 반등하고 있다. F&F는 MLB(메이저리그) 상표권을 기반으로 한 캐주얼 의류 브랜드를 MLB와 MLB키즈를 판매하고 있다. F&F의 중국 매장 수는 약 890개점으로 1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약 15%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내 면세점 매출은 대형 면세점 업체들이 다이궁의 수수료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부진한 상황이다. MLB와 MLB키즈는 1분기 면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 매출 비중이 큰 대형 화장품 기업들도 인고의 시간을 지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면세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LG생활건강은 20~3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다이궁 수수료가 기존 대비 10%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이궁과의 힘겨루기는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 소비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거 입국해야 면세점 업체들이 협상력이 커질 수 있는데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불허하고 있어 대치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화장품 기업의 유통 채널 중 수익성이 20~30%로 가장 좋다"며 "면세점 매출이 부진하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절 황금연휴 기간 동안 중국인들의 여행 목적지 3위에 서울이 오를 정도로 관광 수요는 여전히 높다.

상반기 중국 온라인 최대 쇼핑행사인 6.18 쇼핑 축제에서는 화장품 기업들의 브랜드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코스맥스는 중국 현지 브랜드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고, F&F는 중국 젊은 세대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데 반해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현지 브랜드의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1분기 중국 현지 매출이 각각 20%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양사는 최근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인 '설화수'와 '후' 리브랜딩에 나서고 있다. 설화수는 지난 3월 '윤조에센스' 6세대를 출시하면서 용기에 한자(雪花秀) 대신 오렌지색 영문 로고(Sulshasoo)를 넣었다. 김홍기 LG생활건강 CFO 부사장은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후' 패키지를 바꾸고 '후'의 초고가 라인인 '환유'처럼 크림 위주의 고가 브랜드를 새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5월 초에 6.18 물량 주문이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이 성분에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하면서 클린뷰티, 프리미엄, 기능성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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