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콘서트장이세요? "우리 딱 10cm만 떨어져 보자"[NOON]
공연 중 인파가 몰려 발생하는 압사 사고의 심각성 인식 부족
'한 뼘 챌린지' 셀카로 관객과 아티스트의 안전 확보해야
공공소통연구소 정일훈 [눈]사람 캠페이너는 지난해 가을,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2022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에 현장 스태프로 참여했습니다.
2022년 9월 18~19일, 양일간 열린 이 페스티벌에서 많은 인파가 한 번에 몰리게 됐는데요. 공연의 분위기가 과열되어 옆 사람을 서로 밀고 좁은 공간 속에서 몸이 눌리다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더운 날씨로 인해 열사병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죠.
고통을 호소하는 관객들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구조가 어려웠고, 자칫 늦었으면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뉴스에서는 '최악의 핼러윈 참사'라는 제목과 함께 10·29 참사로 인하여 159명이 사망, 196명 부상이라는 소식이 보도됐습니다.
정일훈 캠페이너는 "먼 나라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압사 사고'가 한국에서, 그것도 이태원 번화가 한복판에서 발생하였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라며 "동시에, 저번 페스티벌에서 보았던 상황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스포츠 경기 혹은 음악 콘서트와 같은 대형 문화 행사에 통제할 수 없는 인파가 몰려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2022년 10월 1일에는 인도네시아의 한 프로 축구 경기 후 수천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난입한 뒤 서로 뒤엉키면서 174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2010년 독일 뒤스부르크의 테크노 음악 축제에서도 많은 인파가 좁은 터널을 지나다 서로 밀리며 1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2021년 11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트래비스 스캇의 힙합 콘서트에서 팬들이 무대로 몰리며 9명이 사망하기도 하였습니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발생하는 압사 사고, 대책은 없을까요?
공연장에서는 관중들이 극도로 흥분해 있고 주변 소음도 평소보다 크기에 스태프의 메시지가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공연장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이크를 가진 아티스트가 직접, 간결하고 단호한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캠페인 저널리즘 [눈] 정일훈 캠페이너는 아티스트와 관중이 서로 수신호로 소통하여 공연 중 압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캠페인인 '한 뼘 챌린지'를 제안했습니다.
'한 뼘 챌린지'는 아티스트와 관중이 서로 수신호로 소통하는 캠페인입니다.
정 캠페이너는 '한 뼘' 단위를 나타내는 엄지와 검지를 편 손 모양을 수신호로 사용하며 이는 옆에 있는 사람과 딱 한 뼘만 떨어질 수 있도록 조금만 뒤로 이동해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객석의 분위기가 과열될 때 아티스트가 안내 멘트와 함께 수신호로 안내를 하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날 것을 권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신호는 아티스트가 안내할 때 청각적 정보뿐만 아니라 시각적 정보 또한 제공할 수 있어 관중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안내가 가능합니다. 동시에, 관객들에게 좁은 공간에 사람이 군집할 경우 발생하는 위험성에 대해 수시로 각인할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캠페인은 의도와 취지는 좋지만, 공연장에 모인 수많은 관객들이 캠페인 속 수신호를 인지할 수 있도록 확실히 확산되지 못한다면 그 효과가 미미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한 뼘 챌린지'는 아티스트가 이 수신호를 단순히 관객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캠페인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인 팬들을 칭찬하며 자연스럽게 캠페인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는 "본 캠페인을 '챌린지'와 같은 형태로 운영한다면 보다 확실한 확산과 각인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인스타그램에서는 공연을 끝낸 아티스트가 관객 모두와 함께 찍은 사진인 '콘서트 셀카'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콘서트 셀카는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음을 알리는 동시에 공연에 찾아와 준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티스트와 팬들이 질서정연하게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는 뜻의 신호로 '한 뼘 챌린지' 포즈를 하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는 문화가 확산된다면 보다 큰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연과 행사에서 즐겁게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의 안전입니다.
딱 한 뼘만, 다른 사람을 위해 양보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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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김재두 PD grrr@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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