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 보령 소세포폐암 치료제 '젭젤카' 출시
미국 처방률 40% 넘어서
판매·유통 독점 권한 보유
항암 포트폴리오 다변화
보령이 소세포폐암 치료제를 출시하며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이를 통해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 입지를 다져 나간다는 방침이다.
1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 2월 28일 항암 신약 '젭젤카'를 출시했다. 젭젤카는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체 폐암 환자의 15%가량이 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소세포폐암은 암의 성장 속도가 빠르고 전신으로 퍼져가는 특성이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 대신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을 사용해 치료한다. 1차 치료는 '시스플라틴' 혹은 '카보플라틴'에 '에토포시드'나 '이리노테칸'을 병용하는 요법을 주로 쓴다. 시스플라틴과 카보플라틴은 항암 효과를 지닌 성분인 백금을 기반으로 한 항암제다.
다만 소세포폐암 환자 중 1차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암 초기에도 평균 생존율이 2년 미만이고 중기로 넘어가면 1년 이상을 넘기기 어렵다. 1차 치료에서 실패하는 경우 질병이 진행하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들이 2차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존에는 2차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 대부분이 치료 효과가 10% 중반 수준밖에 미치지 못했다. 또 출시된 지 오래된 '올드 드럭'이 10~20년간 사용돼왔을 정도로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젭젤카는 그간 충족되지 못했던 수요에 부응하는 항암제로 알려졌다.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가 개발한 항암신약 젭젤카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미국에서 2차 환자군 처방률 40%를 넘어섰다. 1차 평가변수인, 사전에 정의된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35%를 넘어선다. 10%대인 다른 약제 대비 높은 수준이다. 1차 치료 후 6개월이 지난 후 늦게 재발한 환자만 별도로 분석했을 때는 ORR이 60% 이상까지 나타났다. 약물의 영구적 사용 중단을 요하는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1.9%로 관리 가능한 수준을 기록했다.
보령은 젭젤카의 판매 및 유통 독점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실사용 데이터(RWD)에 기반한 4차 임상시험과 모든 투약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다만 소세포폐암과 같이 환자 수가 적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질환의 경우 검증된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신약에 대한 보험 급여 적용이 소극적인 상황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번 포트폴리오 확장으로 보령이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합성의약품, 항암보조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30개가 넘는 다양한 항암품목을 구축했다.
보령은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을 통해 시장 선도 품목을 자산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0년 일라이 릴리의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를 시작으로 2021년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의 국내 판권 및 허가권 등을 인수했다.
올해 연초에는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항암제 '탁솔'을 공동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탁솔은 파클리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난소암·유방암·위암 등을 적응증으로 가진 알칼로이드 계열 항암제다.
자체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BR101801'은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를 목표로 전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다.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와 'DNA-PK'를 동시에 저해한다. 2021년 임상 1a상에서 총 9명의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환자 중 1명에게 완전관해를 확인했다. 완전관해는 치료 후 검사에서 암이 있다는 반응을 찾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FDA가 이 약제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신약 도입, 글로벌 제품의 자산화는 물론이고 연구개발(R&D) 등 다방면의 전략을 통해 항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확장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환자에게 더욱 다양하고 우수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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