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반값에 매입”… 현대건설, 공매 나온 사당역 ‘알짜부지’ 사들여

김송이 기자 2023. 4. 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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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공매에 부쳐진 서울 역세권 '알짜부지'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유찰로 가격이 낮아진 부지를 현대건설이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사들인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행사의 브릿지론 이자 미납으로 공매에 나온 부지를 내부 협의를 통해 매입했다"면서 "용적률을 높여 개발을 진행할 예정인데, 구체화된 개발계획이 나올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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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동 452-1 일대 5140㎡ 부지
용적률 상향에 집중해 사업성 높일 듯

현대건설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공매에 부쳐진 서울 역세권 ‘알짜부지’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 계약을 앞두고 사업이 중단된 부지를 직접 사들여 자체 개발에 나서려는 것이다.

당초 서울 서초구 방배동 452의 1 일대 5140㎡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방배 힐스테이트' 투시도 / 한국자산관리공사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452의 1 일대 5140㎡ 부지를 공매를 통해 낙찰 받았다. 낙찰가는 1497억원으로 최저입찰가(1348억원) 대비 111% 수준이다. 등기부등본 상 마지막 거래인 지난 2021년 매매가 1250억보다 약 20% 높은 가격이다.

현대건설이 해당 부지를 낙찰받은 건 8회차 공매 때다. 지난 3일 첫 공매가 진행된 해당 부지의 최저입찰가는 감정가와 동일한 2819억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7차례 연속 유찰을 겪으면서 최저 입찰가가 1348억원까지 떨어졌다. 연이은 유찰로 가격이 낮아진 부지를 현대건설이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사들인 것이다.

‘클럽54 골프연습장’이 있던 이 부지는 서울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1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해있다. 당초 한 시행사가 아파트 300가구와 상가 등이 포함된 ‘방배 힐스테이트’ 건설을 추진하며 현대건설과 시공계약을 맺을 예정이었지만, 공사비용과 금융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건설은 우선 용적률 상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200%던 해당 부지의 용적률은 역세권 임대주택 특례를 적용받아 지난해 최대 500%까지 상향됐다. 그러나 임대주택 78가구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상향을 적용 받아 사업성이 크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행사의 브릿지론 이자 미납으로 공매에 나온 부지를 내부 협의를 통해 매입했다”면서 “용적률을 높여 개발을 진행할 예정인데, 구체화된 개발계획이 나올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매 또는 경매에 나온 부지를 건설사가 사들이는 사례가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매 또는 경매 물건이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가 10~20% 떨어지는 구조 상,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알짜 부지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월 채무불이행으로 공매에 넘겨진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루시아청담514′ 부지의 최저입찰가는 세 차례 유찰을 겪으면서 1650억원까지 낮아진 상태다. 최초 최저입찰가 2263억원보다 약 30% 낮아진 수준이다. 서울 용산구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주차장 부지 최저입찰가도 2873억원에서 2223억원까지 낮아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기에 개발하는 데 중요한 건 사업성과 투입 비용”이라며 “어느 정도 사업성이 보장되는 부지를 저렴하게 매입할 기회가 있다면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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