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옹기 만나고 미래산업 퍼레이드 … 울산 '축제의 계절' 온다
계절의 여왕 5월부터 초여름 싱그러움이 가득한 6월까지 울산 곳곳은 축제장으로 바뀐다. 봄을 맞아 코로나 기간 중단됐거나 비대면으로 치러진 지역 축제가 속속 재개되는 가운데 울산에서는 다음달 5일 울산옹기축제를 시작으로 울산고래축제 등 7개 축제가 연이어 열린다. 축제 하나하나가 산업, 고래, 옹기, 철, 자연 등 울산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가장 울산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울산 대표 축제가 재편되는 원년이다. 35년 만에 부활하는 울산공업축제가 울산 대표 축제 역할을 했던 처용문화제를 대신하고, 울산 울주군이 주최했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올해부터 울산시도 참여해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로 몸집을 키워 가을에 열린다.
21세기 울산공업축제 모습은?
울산은 1962년 6월 1일 우리나라 최초의 공업지구로 지정됐다. 5년 뒤 1967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1966년)의 성공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제1회 울산공업축제가 열렸다. 울산 상징물 공업탑도 이때 세워졌다.
공업축제의 백미는 퍼레이드. 울산 중구 울산공설운동장에서 남구 공업탑까지 고적대와 학생들의 가장행렬을 따라 현대차, 현대중공업, 유공(SK에너지) 등 당시 울산 대표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앞세워 차량 행렬을 했다. 볼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 거리 퍼레이드는 울산 최고의 볼거리였다.
'공업'이라는 단어가 공해 도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에 따라 1987년 20회를 끝으로 사라진 공업축제는 '가장 울산다운 축제'를 만들자는 여론에 따라 올해 35년 만에 부활한다. 축제는 오는 6월 1일 개막해 4일까지 나흘간 태화강국가정원과 태화강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공업축제에서 최대 관심사는 35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퍼레이드다. 마지막 퍼레이드 이후 30년 넘게 세월이 지나면서 기업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바뀐 만큼 퍼레이드 형식이나 내용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산시는 과거 거리 퍼레이드 모습을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2차전지와 첨단 소재 등 혁신 산업 중심지라는 울산의 미래상을 퍼레이드에 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울산의 과거를 추억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선사하고, 기성세대부터 MZ세대까지 아우르는 모두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브라질 삼바축제에 버금가는 독특한 축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하면 고래, 축제는 고래축제
울산 남구 장생포는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다. 고래잡이가 금지되지 전 "장생포 개는 입에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포경 산업이 번성했다. 포경이 금지된 지금 장생포는 고래를 주제로 하는 문화·관광도시로 변신했다.
변신의 결과 장생포는 울산 대표 관광지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관광지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하는 '강소형 잠재 관광지'로 선정됐다.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 옛 모습을 재현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래마을 장생포의 대표 관광 상품은 '울산고래축제'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울산고래축제는 오는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원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고래를 주제로 하는 축제는 울산고래축제밖에 없다.
올해 축제는 인기 가수 공연, 불꽃놀이, 고래열기구 체험, 전국 청소년 춤 경연대회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주민과 근로자 등 1000명이 참여하는 퍼레이드다. 5월 13일 오후 5시부터 90분간 진행한다. 고래가요제 등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장생포 고래바다여행선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돌고래 떼를 볼 수 있는 유람선이다. 우리나라에서 관경선을 운항하는 곳은 장생포가 유일하다. 포경 역사와 포경 문화를 전시한 고래박물관, 돌고래 쇼를 볼 수 있는 고래생태체험관도 장생포 대표 시설이다.
'슈퍼푸드' 김치 짝꿍 울산 옹기
최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를 인용해 "한국 김치는 장에 유익한 박테리아가 함유된 슈퍼푸드"라며 "김치는 옹기라고 불리는 한국 전통 토기에서 발효됐다"고 보도했다.
옹기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유산균이 호흡하면서 몸에 좋은 유산균을 만든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옹기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 고산리 옹기마을은 전국 최대 전통 옹기마을이다. 옹기마을은 1958년 이후 전국 옹기 장인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국내 유일한 옹기 집성촌이기도 하다. 2010년에는 세계옹기문화엑스포가 옹기마을에서 열렸다.
2000년부터 옹기마을에서는 매년 옹기축제가 열린다. 온양옹기축제, 외고산옹기축제로 열리다가 2011년부터 울산옹기축제로 안착했다. 평소 보기 힘든 옹기 장인들이 옹기를 만드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고, 직접 옹기를 만들어 보는 체험 행사도 다양해 자녀 동반 관람객 비중이 크다.
올해 옹기축제는 5월 5~7일에 열린다. 주민 주도형 축제로 치른다는 목표 아래 세부 축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축제를 앞두고 옹기마을 인근 온산, 온양, 청량, 서생, 웅촌 등 5개 지역 주민들은 옹기축제를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옹기마을은 평소에도 온 가족이 함께 둘러볼 만한 시설이 많다. 제1종 전문박물관인 울산옹기박물관, 울주민속박물관, 도예 체험 시설인 옹기아카데미관, 옹기문화공원이 마을 안에 있다. 2020년부터 발효아카데미관에서는 발효 식품을 만들어 보는 상설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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