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확산에 진단키트株 들썩…업체는 과도한 기대감에 '부담'

정기종 기자 2023. 4. 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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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바이오메드·진매트릭스 최근 5거래일 새 78~84% 급등
엠폭스 국내 총 확진자 '16명 중 11명' 최근 2주 발생…지역사회 감염 우려 고개
엠폭스 진단키트 수출허가·제품 개발 등에 뒤늦게 기대감 집중
한정된 수요에 실적 수혜 기대 어려워…과도한 '기대감→실망감' 전환 우려


진단키트 관련 기업 주가가 단기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잇따른 엠폭스(원숭이두창) 확진자 발생이 배경이다. 다만 엠폭스 진단키트는 코로나19(COVID)와 달리 폭발적 실적을 안기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과도한 기대감이 쏠리는 것을 경계하는 시선이 뒤따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코바이오메드와 진매트릭스의 주가는 8780원, 66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닷새간 각각 77.9%, 84.2% 급등한 수치다. 양사는 모두 엠폭스 진단키트를 보유한 기업이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엠폭스두창 유전자증폭검사(PCR) 진단키트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세네갈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민감도와 특이도(음성 확인율) 모두 100%의 결과를 얻어냈다.

진매트릭스는 같은해 7월 엠폭스 진단키트 '네오플렉스 MPX'와 엠폭스 및 대상포진을 동시에 감별할 수 있는 '네오플렉스 MPX-VZV' 등 2종 개발에 성공한 상태다. 검사 정확도는 유지하면서 소요 시간을 40분대로 단축 시킨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이 검사에 1~2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에서 보다 빠른 감염 여부 판별이 가능하다.

두 제품은 수출허가 및 개발 당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해외를 중심으로 엠폭스 확산 소식이 전해지긴 했지만, 앞서 경험한 코로나19 유행이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관련 수혜 정점 이후 하향세에 진입한 진단키트 기업들의 분위기도 시들한 반응에 일조했다.

현재 국내 엠폭스 확진자는 확진자 총 16명이다. 지난해 6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확산세가 거세진 않다. 하지만 전체 확진자 중 11명이 최근 2주새 발생했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며 엠폭스 진단키트 기업이 뒤늦게 조명받는 중이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실적·주가 급성장 재현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양사 실적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폭발적 성장을 거뒀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지난 2019년 41억원이었던 매출액이 457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진매트릭스 매출 역시 51억원에서 159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당시 양사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엠폭스가 진단키트 업계 실적 수혜로 작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북미와 유럽 등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우려를 키우는 국내 확진자 역시 아직 스무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역시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등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으로 확보 중이다.

당사자인 미코바이오메드와 진매트릭스 역시 과도하게 커진 기대감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현재 각 사가 보유한 엠폭스 진단키트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진단키트 업계는 코로나19 당시 폭등했던 기업가치가 엔데믹 국면에 크게 꺾이며 롤러코스터를 탄 경험이 있다.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 보단 추가 확산 등에 대비해 상황을 주시하는 정도의 입장을 유지 중이다.

미코바이오메드 관계자는 "엠폭스는 코로나19처럼 팬데믹 국면이 아니라 대량생산 체제로 대응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회사가 질병청과 같이 엠폭스 키트를 개발해 국산화 했고, 앞선 경험을 통해 대량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필요 시 즉각 대응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매트릭스 관계자는 "해외는 지난해 연구 목적 제품의 일부 판매가 이뤄졌고, 국내는 최근 확산에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정도"라며 "특히 국내의 경우 정부 방침에 수요가 영향을 받는다. 제품 자체는 개발이 완료되고, 허가 절차 등이 오래 걸리지 않는 만큼 필요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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