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양당, 문제해결 능력 없어…새로운 정치세력 등장 필요”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3. 4. 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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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성찰과 모색 포럼’ 첫 토론회
金 “대통령 막강 권한, 국정운영 차질 초래”
이상민 “결선투표제 도입…연합정부 구성”
금태섭 “30석 정당 출현땐 정치지형 변동”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모두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위원장은 18일 “이제는 사람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력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위원장은 이날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의 첫 토론회에 좌장으로 참석해 “두 당이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전혀 해결할 능력이 없다. 지난 20년이 입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1990년대 초 일본의 유력 정치인이 ‘일본의 이런 정치 시스템으로는 미래 희망이 없다. 자민당이 도저히 변화를 추구하지 못해서 일본은 더 이상 발전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나라 정치 현실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에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양극화가 시작됐는데, 두 정당이 10년씩 집권하면서 양극화 문제를 입으로 얘기했지만 문제는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고 오늘날 양극화는 더 심화되는 모습”이라며 “과연 우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것인가에 굉장히 회의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정당의 문제가 뭐냐면, 집권당이 돼도 정당이 (사회 문제에) 대응을 못 하고 대통령 얼굴만 보는 정당이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임기 동안 약속을 어떻게 실천할 건지를 노력해야지, 쓸데없이 욕심이 생기니까 당을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7년 체제에서 국민의 여망이 직선제를 원하기 때문에 헌법 개정을 했는데, 결국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이라는 게 오히려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빚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민심에 비례한 권력의 분할과 견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민 의원은 “대통령제 폐지가 당연하다고 보지만 근데 현실적으로 대통령 뽑고자 하는 국민 욕구가 강해서 그걸 무시하고 제도 폐지는 불가능하다”며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자연스럽게 승자독식이 아닌 연합 정부의 구성이 가능하고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당제 독과점 구조 개편을 위해 다당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현행 정당 설립 요건을 완전히 삭제하고 물리적 사무소 없이 온라인 플랫폼만으로도 설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를 주도한 금태섭 전 국회의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에서 30석 정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난다면 한국 정치를 밑바닥부터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지금 당장 내년 총선에서 1당이나 2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대로 직진해서 대선에 도전할 세력이 등장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기존 정치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세력, 진짜 중요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틀을 만들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한다면 얼마든지 선택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청년미래TF위원,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구 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내 이른바 비주류와 소장파 출신들이 패널로 참석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김 전 위원장이 새로운 정치 세력 필요성을 제기하고 금 전 의원이 구체적으로 수도권 기반 30석 정당을 언급함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제3의 정치 세력화 논의가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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