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향하는 ‘전대 돈 봉투’ 수사…당시 보좌관 곧 소환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보좌관을 지냈던 박모씨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 수사가 송영길 전 대표 코앞까지 온 모양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서 열린 특강에서 학생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측 캠프에서 9400만원을 조성해 현역 의원과 당내 인사들에게 돈 봉투를 살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씨가 당시 민주당 내 뿌려진 9400만원 중 7000만원과 관련해 중간 전달책으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가 지인들을 통해 마련한 6000만원이 박씨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차례로 거쳐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됐고, 윤 의원이 이 돈을 민주당 의원 10여 명에게 줬다고 보고 있다. 이정근씨는 현금 300만원이 든 봉투 20개를 10개씩 두 차례에 걸쳐 윤 의원에게 전달할 때마다 박씨에게 ‘전달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검찰은 또 강래구씨가 지역상황실장 20여명에게 건넨 2000만원 중 1000만원에 대해 박씨가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과 함께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돼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박씨와 윤·이 의원 등 9명의 자택과 사무실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통장과 봉투, 전당대회 당시 후보들의 지지세 동향 문건 등에 대한 분석 중이다. 또 지난 17일부터 윤 의원 등 변호인을 불러 압수물에 대한 포렌식 참관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돈 봉투 전달 과정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또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자신의 캠프 소속 인사가 불법 정치 자금에 관여했다는 정황을 알았는지도 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2021년 4월 말 이정근씨가 강래구씨에게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도 검찰 조사에서 녹음 파일 내용이 맞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또 2021년 4월 28일 윤관석 의원이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이정근씨를 만나 현역 의원들에게 추가로 전달할 3000만원을 받았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 전 대표는 이정근씨의 개인적 일탈일 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당의 조기 귀국 요청에도 즉답을 하지 않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파리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