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잡는 꿈의 직장” 실리콘밸리 기후테크 사업가가 된 은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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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기후기금이 생길 때, 그곳이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후테크 '캡처6'의 박형건 부대표(44)는 은행원에서 출발해 기후 관련 국제기구와 비영리단체를 거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18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녹색기후기금 민간협력국에서 전세계 기후사업에 기금을 투자하면서,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뒤 비영리단체인 미국 클라이밋워크스 재단에서 일할 때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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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기후기금이 생길 때, 그곳이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후테크 ‘캡처6’의 박형건 부대표(44)는 은행원에서 출발해 기후 관련 국제기구와 비영리단체를 거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캡처6는 해수담수화 시설이나 하수처리장 등 수처리 시설에 탄소포집 장치를 설치해 대기 중 탄소를 직접 흡수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탄소시장의 개념이 무르익지 않았던 2000년대 후반, 산업은행경제연구소에서 쓴 탄소시장 보고서로 그는 기후변화와 인연을 맺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녹색성장위원회 전문위원을 하다가,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설치된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에 2015년 합류했다. 그곳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일조하고 싶던 그의 꿈은 더 구체화됐다.
그는 18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녹색기후기금 민간협력국에서 전세계 기후사업에 기금을 투자하면서,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뒤 비영리단체인 미국 클라이밋워크스 재단에서 일할 때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탄소포집∙저장∙활용은 대기에 배출되거나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땅속이나 해저에 격리하거나 제품에 활용하는 기후변화 해결책이다. 이미 인류가 배출한 탄소가 너무 많기 때문에, 세계 과학자가 모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나리오에 이 대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 기술은 화력발전소와 시멘트공장 등 탄소 배출원의 굴뚝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방법 그리고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직접 포집(DAC)하는 방법 등 두 가지로 나뉜다.
관건은 현재 250~600달러 하는 탄소 1톤당 포집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그는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톤당 최대 180달러의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정부가 나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캡처6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구 16만의 도시 팜데일의 하수처리장에 탄소포집시설을 짓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기존의 수처리 시설에 탄소포집 장치를 모듈처럼 붙일 수 있어, 다른 직접포집 시설과 달리 인프라 건립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간 70~100톤의 적은 포집 규모지만, 1~2년 안에 상업화가 가능한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이를 포함해 캡처6는 미국, 뉴질랜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5개의 실증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기후테크 생태계가 성장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소재 기후 스타트업 ‘클라임워크스’가 아이슬란드에서 운영하는 세계 최초의 탄소직접포집 시설은 이에 드는 에너지를 지열발전소에서 가져온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은 대기 중 탄소 직접포집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넣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며 “해수담수화 시설을 중동에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적이어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캡처6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임팩트 투자사인 미국의 트리플 임팩트 캐피털, 국내 벤처캐피털인 브릿지인베스트먼트 등에서 64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 국내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도 투자 방침을 밝혔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수처리 시설을 활용한 습식 직접포집 기술은 포집한 탄소를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생산, 판매하는 데까지 확장할 수 있다”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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