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융계, 급여 대폭 삭감… 시진핑 ‘고임금 개혁’ 여파

중국 금융계가 급여를 대폭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사정까지 동원해 고임금 개혁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1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상장된 금융 기업들의 직원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20% 낮아졌고, 임원 연봉도 30% 이상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차이신이 43곳의 상장 금융기업 중 2022년 연차보고서가 공개된 23곳을 분석한 결과다.

차이신은 2021년 중국통계연감 기준 금융업 평균 임금이 전 업종의 1위였다며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실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금융계의 고임금이 소득분배 개혁의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의 주요 증권사 직원 연봉은 2019년 42만 위안(약 8000만원)에서 2021년 60만 위안(약 1억1500만원)으로 올랐다. 1990년대 후반 출생한 중국 금융공기업 직원 월급이 8만 위안(약 1530만원)에 불과해 지난해 중국 소셜미디어(SNS)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에 중국 금융계는 고임금에 따른 비난의 표적이 됐다. 이에 시 주석이 나서 직접 지적했고 중국 사정당국인 공산당 중앙 기율위원회 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까지 “금융 엘리트론과 배금론, 서방 추종론 등 잘못된 사상을 타파하고, 쾌락주의와 사치풍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1년 전 퇴임한 리샤오펑 에버브라이트그룹(광다그룹·光大集團) 회장 등 최소 6명 이상의 국유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반부패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최근 30대 국유기업에 대한 현장 감찰에 착수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금융계의 급여 삭감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차보고서가 공개된 23곳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52만9100위안(약 1억130만원)으로, 전년 대비 17%(11만위안) 낮아졌다. 특히 중신은행(CITIC)과 화타이증권 등이 임직원 급여를 낮췄고, 최고 급여를 자랑하던 중국 최대 투자은행(IB)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급여 삭감률은 30%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금융계 고임금 통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중국 공산당에 중앙금융위원회와 중앙금융공작위원회가, 국무원에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이 신설됐는데, 조직개편 문건에 ‘중국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가외환관리국 직원에게 국가공무원 급여기준을 적용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