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답만 주는데 어떻게 써”...천하의 구글 피눈물 난 사연

알파벳 주가 장중 4% 하락
“삼성, 스마트폰 검색 엔진
MS로 바꿀수도”보도 영향

구글이 공개한 인공지능 바드 [출처 = 구글]

올 들어 전세계에 돌풍을 불러온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관련 소식에 구글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클래스A)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9달러(2.66%) 하락한 주당 105.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알파벳 주가는 3.5%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S&P500 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0.33%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하락세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66달러(0.93%) 상승한 주당 28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알파벳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로 바꿀 수 있다는 뉴욕타임지의 보도 때문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탑재했다.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 서비스를 발표한 이후 알파벳은 생성형 AI를 탑재한 서비스에서 지속 시장 위치를 위협받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월8일에는 경쟁적으로 유사한 서비스 ‘바드’를 선보였지만 바드가 사용자의 질문에 틀린 대답을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루만에 주가가 8%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구글은 글로벌 검색 엔진 시장 90%를 점유하며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덕분에 경쟁에서 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챗GPT를 결합한 검색엔진 ‘빙’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끝내고 엣지 브라우저에 공식 장착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검색 엔진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빙이 챗GPT를 탑재했기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삼성전자와의 공급 계약이 끝나면 알파벳은 연간 30억 달러의 매출을 위협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알파벳 매출인 2828억달러의 1% 수준이다. 매출 비중 자체는 크지 않으나 올해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사와의 200억 달러 규모 유사한 계약에 영향을 미치거나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

이에 비해 구글의 ‘바드’ 성능에 대해선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달 23일 인사이더는 “바드 이용자들이 실망하고 있다”며 챗GPT와 바드에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바드가 오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유명 테크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도 지난달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글 바드를 사용해봤는데, 지금까지 빙이 구글의 바드보다 (이 특정 기능에 대해서는) 훨씬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에단 몰릭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도 “아직 판단하기에 빠기는 하지만 구글의 바드는 빙이나 오픈AI의 GPT-4만큼 학습도구로서 역량은 없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바드에 프랑스식 문학작품을 짓도록 해봤는데 결과물이 챗GPT나 빙에 못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바드와 챗GPT 모두 생성형AI라는 초기 단계의, 부정확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열위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방식으로 학습하는 두 AI의 공통점은 답변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아직 낮은 것”이라며 “구글의 브라우저와 검색 엔진을 소비자가 선호하는 이유는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 역시 AI 기술로 가동되는 새로운 검색 엔진인 ‘마기(Magi)’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