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좌석의 흥미로운 사실[궁금한 공항 이야기]
2점식 안전띠는 긴급상황에 유리
‘I 열’ 없는 이유 …‘1’과 혼돈 피하려
비행기 좌석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비행기는 순항고도에서도 완벽한 수평 상태로 운항하지 않고 머리 부분을 약 3도 정도 올린 상태로 비행한다. 충분한 추력과 양력을 얻기 위해서다.
그래서 좌석 테이블을 애초부터 아래로 3도 정도 기울어지게 설계된다. 기수를 3도 정도 올린 상태에서 비행해도 좌석 테이블 위 음식이나 음료가 쏟아지거나 넘치지 않는 이유다.
비행기에는 자동차처럼 어깨를 고정해주는 안전띠가 없다. 어깨끈이 있는 3점식 벨트가 허리를 중심으로 좌우 두 지점을 연결하는 2점식 벨트보다 안전할 텐데 왜일까.
자동차는 충돌 시 앞쪽에 머리를 부딪칠 수 있는 위험이 크지만 비행기는 그런 유형의 충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2점식 안전띠는 긴급 상황에서 벨트 제거가 상대적으로 쉽고 좌석 공간도 덜 필요하다. 좌석 자체가 자동차와 비교해 견고성이 떨어져 3점식 설치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비행 중에는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날 수 있다. 강한 난기류로 몸이 천장 쪽으로 튀어 오를 수도 있는데 이 때 안전띠는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전 세계 비행기 좌석에는 알파벳 ‘I 열’이 없다. 이는 숫자 ‘1’과 비슷해 발생할 수 있는 승객과 승무원의 혼돈을 피하기 위해서다. 일부 국가 비행기에선 ‘불운의 숫자’로 여기는 4·13·17 열을 볼 수 없는 예도 있다.
일부 좌석 공간을 넓히는 방법도 있다. 중간 좌석은 팔걸이를 위로 젖히는 버튼이 쉽게 보이지만 통로 좌석은 다르다. 팔걸이 아래쪽에 버튼이 있다. 본래 비상 상황에서 신속하게 이동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많은 비행기 좌석이 파란색인 것도 과학적 이유가 있다. 빨간색과 파란색 좌석을 비교한 결과 승객들의 심리적 분위기에 차이가 있었다는 항공사 조사 결과도 있다. 파란색은 안전·신뢰감을 높여주는 색으로 관련 학자들은 주장한다.
좌석 옆 창 위쪽에 작게 표시된 검은색 또는 붉은색 삼각형 모양은 승무원에게 필요한 것이다. 날개 쪽 엔진에 이상이 없는지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여서 승무원들은 표시된 창문을 통해 수시로 날개 쪽 상태를 살핀다. 이 좌석은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비행기 좌석이 대부분 직물 재질인 것은 피부 호흡이나 땀 흡수 효과가 인조 가죽보다 우수해 장거리 여행에서 피로감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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