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이 뭉툭하게 잘린 남방큰돌고래 발견… ‘돌고래 관광’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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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러미와 주둥이가 뭉툭하게 잘린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포착돼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는 돌고래 관광 선박에 의해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 내에는 남방큰돌고래 관광을 광고하는 선박관광업체가 6곳 있으며, 관광 목적의 유선과 도선 등에 아무런 제약 없이 돌고래 관광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광 선박들은 여러 척의 배로 돌고래 무리를 포위하며 관찰하는 행태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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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돌고래에 밀접 접촉해 상해 위험∙스트레스 유발로 멸종위기종 위협
지느러미와 주둥이가 뭉툭하게 잘린 남방큰돌고래가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포착돼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는 돌고래 관광 선박에 의해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헤엄치던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 무리 중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린 돌고래 한 마리가 포착됐다.
사냥하며 헤엄치던 수십 마리의 돌고래 무리는 잠시 후 고성능 엔진을 장착한 돌고래 관광선에 의해 추격당하기 시작했다. 돌고래 무리와 근접한 관광선은 속도를 줄이고 계속해서 이동하는 무리를 쫓았다.
관광선이 돌고래 무리에서 불과 10m 남짓의 거리를 두고 정지한 순간,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돌고래는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려 나간 상태로, 특히 뭉툭한 주둥이는 잘린 지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듯 붉은 상처가 선명했다. 이는 날카로운 금속성 선박 스크루에 의해 잘렸을 것으로 보인다.
등지느러미가 잘린 돌고래는 종종 목격됐지만, 주둥이가 잘린 돌고래가 목격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에서 연중 관찰되는 해양포유류로, 현재 약 11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체 수가 점차 줄어들자 해양수산부는 2012년 남방큰돌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최근 제주시에 돌고래 선박 관광이 늘면서 돌고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제주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낚시체험배가 돌고래 무리를 가로질러 추월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호흡을 위해 올라온 남방큰돌고래와 배의 선수의 간격이 1~2m에 불과해 돌고래의 신체 부위 일부가 잘려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제주도 내에는 남방큰돌고래 관광을 광고하는 선박관광업체가 6곳 있으며, 관광 목적의 유선과 도선 등에 아무런 제약 없이 돌고래 관광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험 낚시 선박 등도 사실상 돌고래 관찰 관광 영업을 하고 있지만, 돌고래 보호를 위한 업체 대상 교육 대상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일부 관광 선박들은 여러 척의 배로 돌고래 무리를 포위하며 관찰하는 행태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 선박이 돌고래 무리에 접근하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먹이활동과 휴식 그리고 사교활동 시간을 빼앗아 돌고래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이러한 관찰 가이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법 시행일은 이달 19일부터다.
해양환경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과태료 200만원 이하로는 업체들을 규제하기 어렵다”라며 “규정 위반 반복 업체 영업 정지, 관광 선박 접근 금지 구역 및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생태법인 도입 등 더 강력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9월 모니터링을 통해 확보한 수십건의 돌고래 선박 관광 관찰 규정 위반 사례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도 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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