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고성능 N브랜드·전기차 앞세워 중국 ‘재도전’
현대자동차그룹이 18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그동안 판매량 부진에 빠진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을 본격 선언했다. 현대차의 고성능 N 브랜드와 기아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6 등을 앞세웠다. 더 이상 과거처럼 한국차가 가성비로는 경쟁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고성능차와 주류가 된 전기차로 공략하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중국 상하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2023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더 뉴 아반떼 N(현지명 더 뉴 엘란트라 N)’ 디자인을 처음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더 뉴 엘란트라 N’은 지난 3월 출시한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의 고성능 세단이다. 출시 시점은 올 하반기다.
2년마다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는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로 꼽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동차 업계 동향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행사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가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고성능 N 브랜드의 중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N 브랜드 최초의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5 N’도 내년 중국 시장에 출시하는 등 고성능 전동화 모델도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고객들이 직접 N 브랜드 차량을 트랙에서 주행해 볼 수 있는 ‘트랙데이’ 이벤트도 운영한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현지 전략 차종인 투싼급의 컴팩트 SUV ‘무파사’도 최초 공개했다.
또한 기아도 상하이 모터쇼에서 고성능 전기차 EV6 GT와 전기 SUV 콘셉트 모델 EV9·EV5 등을 공개했다. 준중형 SUV인 EV5는 올해 말, 대형 SUV인 EV9은 내년에 각각 중국에 출시된다.
기아는 오는 2025년 엔트리급 SUV, 2026년 프리미엄 세단, 2027년 중형 SUV 등 전동화 모델을 계속 출시해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는 에너지기업 셸과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현지 충전업체와도 제휴해 충전 네트워크를 늘리기로 했다.
김경현 기아 중국법인 총경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성공은 기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요소”라며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5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 중 40%를 전기차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게 중국 시장은 ‘아픈 손가락’이다. 2016년에만 해도 중국에서 현대차가 114만대, 기아는 65만대를 팔며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27만3000대·13만대로 주저앉았다. 시장 점유율은 양사의 판매량을 더해도 1.68%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비야디(BYD) 등 현지 전기차 업체의 점유율이 공고하지만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성능 면에서 입증된 모델로 차별화하거나 틈새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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