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韓 위에 나는 中…신약 점유율 앞서더니 기술력도 제쳤다
중국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 한국의 세배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전반적 신약 개발 기술력은 중국보다 1년 뒤처졌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신약 기술을 끌어올려 중국의 신약굴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AI 신약 기술력 역시 오히려 중국에 밀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모두 국내에서 나온 조사결과다.
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내놓은 '신약 연구 개발 과정 개요 및 최신 미국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전 세계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점유율은 4%인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의 집계를 토대로 파악한 통계다. 지난 15년간 한국의 점유율은 서서히 상승하는 추세였다. 2016년 2%였던 점유율은 2011년 3%로 뛰었고 2021년 4%로 재차 올랐다.
반면, 일본과 유럽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6년 11%였던 일본의 점유율은 2021년 6%로 추락했으며 유럽은 같은 기간 31%에서 25%로 떨어졌다. 세계 1위 의약품 시장 미국의 점유율은 43%에서 44%로 1%포인트 오른데 그쳤다. 전통적 신약 강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신약 연구 확장 속도는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다만 중국의 점유율은 급격히 올라가 이제 한국의 세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2%, 2011년 3%로 한국과 같았던 중국의 점유율은 2016년 4%를 기록하며 한국을 앞서가기 시작한데 이어 2021년에는 12%로 뛰었다.
전반적 신약 개발 기술력도 중국이 한국보다 앞섰다는 별도의 조사결과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조사한 '맞춤형 신약개발 기술 수준'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신약 개발 기술력을 주요국과 비교한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신약 개발 수준은 중국보다 1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보다는 약 6년 뒤처졌으며 유럽, 일본과는 각각 4년, 3년의 격차가 있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 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계열 내 최초 신약' 수도 뒤처졌다. 미국이 66개였고 유럽이 25개, 일본 6개, 중국 2개였는데 한국은 이 기간 허가받은 계열 내 최초 신약이 없었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승인 받은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경우 혁신 신약에는 포함되지만, 계열 내 최초신약은 아니었다.
거대한 자국 시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중국 신약 기술이 빠른 속도로 도약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헬스케어 산업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성장세는 11%에 달했다.
이 같은 시장 성장세에 규제 완화가 맞물려 신약 기술력이 한국을 넘어섰다. 특히 신약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임상시험 승인이나 신약 허가 절차 등을 간소화하는 추세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 등을 빠르게 추격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기업의 자국 진출을 유도하는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이와 관련, 다국적제약사와 합작사를 설립한 회사의 중국 측 지분이 51% 이상일 경우엔 자국의 의료데이터를 전면 개방,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선 10억명 이상 인구로부터 데이터를 원활하게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이 같은 중국의 도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전 국민이 가입한 국민건강보험의 수준높은 의료 데이터를 AI,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신약 개발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을 갖추고 동시에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융합형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빅데이터, 의료 융합형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맞춤형 정책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AI 신약 개발 기술력 역시 중국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내놓은 '2022년도 보건의료·산업기술수준 평가'에 따르면 AI 신약개발 알고리즘 기술력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이며 유럽과 중국, 한국,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 최고기술 보유국 미국의 기술수준을 100%로 두고 상대적 기술수준을 확인한 결과 유럽 85%, 중국 80%, 한국 75%, 일본 70%였다는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분석이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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