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차고 저리고 때론 화끈거리는 말초신경질환엔 세포부활이 '답'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벚꽃이 일찍 피더니 4월 중순인데도 중부 내륙엔 돌발 우박이 내리고 개화된 과일나무 꽃에 냉해를 입혀 올해 과일 작황이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큰 추위는 없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독한 감기’로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었고, 손발이 저리다며 혈액순환이 안 된다고 걱정하는 이가 생겼다. 중년(주로 50세) 이후 손발이 차갑고 저릿한 느낌이 들면서 시리거나 화끈거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말초신경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말초신경질환은 당뇨병, 신경압박, 과음, 영양 결핍(주로 비타민), 약물 오남용, 유전, 기저질환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그 중 기저질환만 해도 100여 가지가 넘고 원인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경우도 약 25%에 달한다”며 “전신의 말초신경이 다발성으로 손상되면 손가락, 발가락 끝에서 시작한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발병 부위가 넓어져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말초신경질환이 악화되면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는 것조차 어려워지며 보행 시에 마치 자갈길, 모래밭을 걷는 듯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수면장애나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경미한 초기에 건강을 챙기면 대개는 호전된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면 상당수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정체를 보이고, 일부에서는 전신적으로 몸의 기능이 악화되면서 마비까지 진행될 수 있어 신경 손상이 발생한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고 증상의 정도와 전신 건강을 감안한 맞춤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말초신경질환은 마땅한 약이 없어 당뇨병성 신경통증 치료제가 종종 처방된다.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 성분의 약은 신경말단의 전위 의존성 칼슘 채널을 일부 차단해, 칼슘 유입을 막고 글루타메이트를 포함한 통증전달물질의 분비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약리기전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비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심영기 원장은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를 써봐도 효과가 없으면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을 투여한다”며 “기존 약보다 통증을 다소 완화시키기는 하지만 효과를 보는 사람의 비율(통증이 절반가량 감소)은 약 30% 정도 수준이며, 말초신경의 기능 회복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근본치료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은행엽추출물을 쓰기도 하지만 혈관확장, 혈액점도 감소, 인지기능 개선 등 두루뭉술한 효과가 있을 뿐 말초신경의 부활과 기능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마땅한 약제가 없는 상황에서 연세에스의원의 경우 ‘엘큐어리젠요법’을 개발, 말초신경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심영기 원장은 “말초신경 병변 부위에 고전압 미세전류를 흘려보내면 방전된 부위에서 통전량이 증가하는 것을 토대로 어느 신체 부위에서 방전량이 많았는지 확인하고 정확한 통증 유발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원리로 손상된 말초신경 세포에 미세전류가 깊숙이 흘러 들어가면 세포가 건강해지고 세포 간 감각전달 능력을이 정상화되면서 말초신경질환의 개선을 관찰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엘큐어리젠요법은 일반 병의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경피적전기신경자극(TENS)과는 차원이 다른 치료다. 전압은 높지만 전류의 세기는 낮기 때문에 인체에 안전하고, 피부 아래 깊숙이 전류를 침투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포에 공급된 전기에너지가 세포 내 에너지 원천인 ATP 생성을 촉진해 면역력 강화, 감각신경 회복, 호르몬 분비 촉진 등을 유도해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세포 안팎에 축적된 림프 슬러지를 녹여내 세포 활성화를 촉진하고 말초신경장애 증상을 호전시킨다. 림프 슬러지 배출은 디톡스 효과(해독)를 내기 때문에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보통 2~5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치료받는 게 좋고, 효과가 늦게 나타나므로 최소 15회 이상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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