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에 의존한 中 1·4분기 경제성장률

정지우 2023. 4. 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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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P 기여율 큰 소비로 견인 
- 산업생산·투자·부동산·청년실업률은 '부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아파트 단지 야경.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1·4분기 경제 지표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상승 요인이 대부분 소비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소매판매,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박스오피스, 관광업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의 방점을 소비를 중심에 둔 내수에 찍은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14억이라는 거대 내수 시장을 최대 경쟁력으로 자랑해왔다. 반면 부동산이나 산업생산, 투자 등은 아직 가지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GDP 기여율 큰 소비로 견인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0.6% 증가했다. 전월 3.5%, 시장 전망치 7.4%를 큰 폭으로 넘어섰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보인 것은 2021년 6월 12.1% 이후 처음이다.

눈에 띄는 것은 금·은·보석류가 37.4% 상승하고, 의류 17.7%, 스포츠용품 15.8%, 화장품 9.6%, 담배·술 9.0% 등도 상승 폭이 컸다는 점이다. 중국 소매지표의 큰 축이었던 자동차도 전월 -9.4%에서 11.5%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65.4%(2021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은 지난달 열린 연례 최대 정치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업무보고 때도 경제 회복의 우선 순위를 소비회복과 확대로 잡았다.

상승폭이 큰 소매판매 품목들이 생활필수품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중국 중앙·지방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이 소비자들을 자극하는데 일정 부분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소비의 GDP 기여율은 더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에 의존한 GDP 증가율 상승은 이전 지표에서 예고됐다. 서비스업체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비제조업 PMI는 3월에 58.2(대형·국유기업)로 2011년 5월 58.7 이후 1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50을 넘으면 조사 대상 업체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확장’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민간·중소 서비스업체의 PMI 역시 57.8로 29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또 1·4분기 박스오피스는 전년보다 13.5%, 하이난 등 관광 수입은 20% 이상 각각 증가했다. 이들 지표의 상승은 리오프닝 이후 단체 여행 제한이 풀리고 문화 활동도 활성화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3일 전국 50개 도시 2만명의 예금주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향후 3개월 내 지출증가 항목은 여행 24%, 주택구입 17.5%, 문화오락 19.9% 등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견줘 각각 10.7%p, 1.5%p, 1.4%p 비중이 상승했다.

■산업생산·투자·부동산은 '부진'
그러나 같은 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3.9%로 기록됐다. 전월 2.4%를 넘어섰으나 전망치 4.0%는 밑돌았다. 외국인투자기업 및 홍콩·마카오·대만투자기업 산업생산은 오히려 2.7% 줄었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1~3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월 5.5%, 전망치 5.7%를 모두 하회한 5.1%였다. 이마저도 국유지주가 10.0% 오르면서 고정자산투자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개인투자는 0.6%에 불과했다.

1~3월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은 -5.8%로 조사됐다. 국가통계국의 홈페이지에 적시된 2021년 1~2월 38.3% 이후 내리 하락했다가 올해 1~2월 처음 반등한 이후 재차 감소했다.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3월 도시 실업률은 전망치 5.5% 보다 낮은 5.3%로 나왔지만, 16~24세 청년실업률은 19.6%로 전월 18.1%보다 악화됐다.

국가통계국은 “1·4분기는 국민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시작이 좋다”면서도 “국제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고 국내는 수요 부족의 제약을 받고 있으며 경제 회복의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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