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돈봉투’ 핵심 강래구, ‘청백리상’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2021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자금 마련 및 전달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 강래구(58‧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가 그해 ‘청백리상’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백리상은 ‘청렴결백한 감사인’에게 주는 포상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지난 16일 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자금 출처와 조달‧전달 경위 등을 조사했다. 강씨는 2021년 3~4월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조직 담당으로 활동하며 캠프 관계자들에게 현금을 돌릴 것을 계획하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총 9400만원의 불법 자금이 당내에 살포됐으며 이중 강씨가 80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당 대표 경선 투표 일정이 임박한 2021년 4월 24일 현금 3000만원을, 같은 달 28일에 또다시 현금 3000만원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은 300만원씩 민주당 의원 20명에게 전달됐다. 강씨는 4월 말에는 지역상황실장들의 선거운동을 독려해야 한다며 2000만원을 마련했고, 이 돈은 50만원씩 쪼개져 20명에게 두 차례 전달됐다.
강씨는 그해 11월 사단법인 한국감사협회가 주최한 ‘2021 한국감사인대회’에서 ‘자랑스러운 감사인상 금상’과 ‘청백리상’을 받았다. 강씨가 돈 봉투 자금을 마련한 지 불과 5개월 뒤의 일이다.
협회에 따르면 ‘자랑스러운 감사인상’은 매년 내부 감사인을 대상으로 조직발전과 경영 혁신에 대한 기여도 등을 심사해 시상하는 상이다. ‘청백리상’은 감사인으로서 청백의 귀감이 된 감사인에게 특별히 수여한다. 당시 강씨는 한국수자원공사에 사전 컨설팅 감사를 도입해 경영 리스크를 예방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감사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아 상을 받았다. 강씨는 수상 소감으로 “내부견제 시스템과 부패예방 제도를 개선하고, 공명정대한 직무 수행 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듬해 4월 강씨는 제17대 한국감사협회장에 선임됐다.
일각에서는 강씨가 공정한 심사를 거쳐 상을 받은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강씨는 2019년 12월부터 대전에 본사를 둔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를 맡고 있었는데, 검찰은 강씨가 상임감사 지위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강씨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캠프 소속 인사들이 불법 정치 자금에 관여했다는 정황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녹음파일에도 등장한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강씨에게 “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송 전 대표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뭘 알겠나”라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프랑스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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