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쿠팡유니버스 편입...정용진vs김범석 '세계관' 전쟁

김민우 기자 2023. 4. 18. 15: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과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

국내 유통그룹 매출 1, 2위를 다투는 이마트와 쿠팡이 시장확대를 위한 '세계관' 경쟁을 시작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유니버스'구축 작업에 돌입하자 쿠팡도 쿠팡과 쿠팡플레이에 쿠팡이츠까지 결합한 '쿠팡유니버스'로 맞불을 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유료멤버십 가입자 '와우회원'들이 쿠팡이츠를 사용할 때 5~1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추가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 일대에만 시범 적용됐으나 이날 기준 할인 지역은 서울 영등포, 동작, 금천, 강동이 추가돼 총 6개 지역에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은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뒤 할인 지역을 전국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쿠팡이 추가 지출을 고려하면서까지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한 이유는 쿠팡의 세계관을 쿠팡이츠로 확대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이마트와 쿠팡은 롯데쇼핑과 함께 국내 유통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은 26조4000억원으로 롯데쇼핑(15조 5000억원)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서 이마트(29조3000억원)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신세계 매출(7조8100억원)까지 더해야 매출 규모 약 37조원으로 쿠팡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게된다.


이마트는 신세계 그룹 계열사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이마트와 백화점·스타벅스·면세점과 지마켓, 옥션 등 그룹의 모든 온·오프라인 채널 멤버십을 통합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통합적 멤버십 혜택을 제공해 온오프라인상에서 먹고 사고 즐기는 모든 행위를 '신세계' 안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이른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전략이다.

쿠팡도 이마트를 추격하기 위해 '쿠팡 유니버스' 구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쿠팡은 그간 와우회원에게 추가비용 없이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쿠팡 유니버스 구축에 첫 단추를 뀄다. 배달대행플랫폼 쿠팡이츠는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해 쿠팡과 시너지를 내지 못했지만 와우회원에게 쿠팡이츠 할인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쿠팡이츠를 '쿠팡 유니버스'에 편입시켰다. 사실상 쿠팡 와우멤버십만 가입하면 온라인상에서 먹고(쿠팡이츠) 사고(쿠팡) 즐기는(쿠팡플레이) 모든 것을 쿠팡에서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고객을 쿠팡의 세계관에 가둬두겠다는 취지다.

쿠팡이츠는 쿠팡의 와우회원을 잠재적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쿠팡 와우회원은 구독료는 그대로인데 혜택은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와우회원은 1100만 명으로, 쿠팡이츠 이용자수 298만명의 5배 수준이다.

지난해 쿠팡이츠가 흑자전환하면서 쿠팡은 배달 대행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2019년 서비스 출범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이용객이 늘면서 매출은 7232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약 1300억원, 영업이익은 약 50억원 늘었다.

쿠팡은 사업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배달시장 전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쿠팡이츠를 쿠팡유니버스에 편입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하면서 작년과 달리 올해는 배달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급격히 줄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3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898만명으로 전년동월(3532만명) 대비 634만명(18%) 줄었다.

게다가 배달애플리케이션 시장 점유율은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이 약 70%고 남은 30%를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나눠 갖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올해 배달플랫폼 업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이 1100만명 '와우회원'들은 쿠팡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