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제로슈거 라벨로 갈아라” 지시한 주류사 영업사원 고발당해

하이트진로 ‘진로 제로슈거’

하이트진로 직원이 ‘진로 소주’에 제조연월일이 적혀있지 않은 ‘진로 제로슈거’ 라벨을 덧씌운 혐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고발 당한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하이트진로는 “본사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18일 식약처 등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영업사원이 지난 2월 중순 부산 일부 식당에서 복수의 아르바이트생에게 식당 재고로 남은 소주 진로에 신제품 ‘진로 제로슈거’ 라벨을 붙이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신제품으로 내놓은 진로 제로슈거 홍보 목적으로 제로슈거 라벨을 만들어 소비자가 직접 붙이는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제품명과 다른 글귀나 이미지의 라벨을 만들어 소비자가 직접 부착하게 하는 행사를 주류업계에서 종종 열리지만, 제조연월일을 표시하지 않은 라벨을 붙인 제품을 식당에 두는 건 불법이다.

식약처는 하이트진로의 ‘이중 라벨부착’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 2월 중순 조사관을 급파해 식당 냉장고 등에 비치된 진로 90병가량을 압류했다. 직후 해당 지자체에 식품표시광고법 4조 위반 혐의로 이중라벨 소주를 비치한 식당에 영업정지 7일을 의뢰하고 라벨 부착을 지시한 하이트진로 소속 영업사원 1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직원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적법하지 않은 제조라벨 부착을 지시했고 기존 라벨을 훼손해 식품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맥주, 소주를 아우르는 국내 주류업계 1위 달성을 천명한 하이트진로가 무리한 영업을 펼치다 벌어진 일로 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출시한 진로 제로슈거가 롯데칠성음료 ‘새로’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자 빠르게 대응하려다 일어난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