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차별 철폐하라”... 대구 지하철역서 장애인단체 집회

이승규 기자 2023. 4. 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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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관계자들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이승규 기자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대구에서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이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대구시청에서 집회를 시작한 이들은 지하철역인 반월당역 승강장까지 이동해 목소리를 높였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지하철 역시 중단되지 않고 정상 운행했다.

18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맞은편 공영주차장. 대구 지역 장애인 단체인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대구 장차연)’ 관계자 200여명이 모여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60여명도 참석했다.

현장 곳곳에선 단체 관계자들이 ‘장애인 운동 탄압 중단’ ‘수용시설 NO, 자립생활 YES’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장애인들이 거주 시설에서 나와 공공 주택이나 자기 집에서 생활하는 ‘탈(脫)시설’ 정책을 요구한 것이다. 박명애 420 상임공동대표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 되어야한다”면서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구시가 지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청 앞에서 집회를 마친 이들은 약 20분 거리인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까지 이동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포함한 단체 관계자들은 스크린도어에서 2~3m 정도 간격을 두고 정렬해 집회를 이어나갔다. 경찰 200여명과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 60여명이 스크린 도어 바로 앞에서 지하철 이용객들의 승·하차를 돕기 위해 이동 통로를 확보했다. 역 내에선 수시로 “오늘 장애인 단체 집회 중입니다. 안전사고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역무원에게 “오늘 지하철 탈 수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18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관계자들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이승규 기자

대구에서 장애인 단체가 지하철 승강장 집회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1월엔 장애인 단체 관계자 60여명이 대구도시철도 1호선 칠성시장역과 반월당역에서 출입문 작동을 막아 20분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선 지하철이 정상 운행됐다. 이들은 2시간여의 집회에서 ‘장애인에게 권리를’ ‘특별교통수단 확대하라’ 등 구호를 외쳤으나 출입문을 막거나 필요 이상으로 지하철 이용객들의 진로를 방해하진 않았다. 지하철 이용객들 역시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장애인 단체와 충돌없이 승·하차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관련해 법을 위반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구 장차연은 대구시와 8개구군을 대상으로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강화, 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지원 서비스 제도화, 지원주택 조례 제정,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제도화,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체계 강화, 인권침해 거주시설 폐쇄, 특별교통수단 확대 등 7가지 정책을 요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애인 단체에서 요청하는 사안들은 대부분 중·장기적 과제들로 시에서도 현재 검토 중인 부분”이라며 “단시간 내에 답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닌만큼 신중히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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