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영입’ 페퍼저축은행, OK금융그룹처럼 7구단 반란 일으킬까

남정훈 2023. 4. 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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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제 7구단' OK금융그룹은 창단 후 처음 참가한 2013~2014 V리그에서 11승19패, 승점 34로 6위에 머물렀다.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데뷔한 페퍼저축은행은 3승28패에 그쳤고, 창단 2년차인 2022~2023시즌에도 5승31패로 나머지 6개 '언니구단'들과 전력 차가 현저하게 큰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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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제 7구단’ OK금융그룹은 창단 후 처음 참가한 2013~2014 V리그에서 11승19패, 승점 34로 6위에 머물렀다. 2년차인 2014~2015시즌, OK금융그룹은 세계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불리던 로버트랜디 시몬(쿠바)을 외국인 선수로 데려오며 전력을 급상승 시켰다. 기존의 창단멤버인 ‘경기대 3인방’ 이민규-송명근-송희채와 시몬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OK금융그룹은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창단 첫 봄 배구에 진출했고, 당시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달성한 삼성화재를 챔프전에서 3전 전승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듬해에도 시몬과 함께한 OK금융그룹은 정규리그 2위로 챔프전에 진출해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챔프전 2연패를 달성했다. 신생 구단의 과감한 투자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여자부의 제 7구단으로 창단한 페퍼저축은행도 이번 ‘에어컨리그’에서 거침없는 투자로 최종 승자가 되는 분위기다. 2021~2022시즌부터 V리그에 데뷔한 페퍼저축은행은 3승28패에 그쳤고, 창단 2년차인 2022~2023시즌에도 5승31패로 나머지 6개 ‘언니구단’들과 전력 차가 현저하게 큰 모습이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은 유독 대어급 선수가 많았던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독한 마음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여자부 FA ‘빅3’으로 꼽혔던 김연경(흥국생명), 배유나(도로공사)에게도 영입 제의를 넣었지만, 두 선수는 원소속팀 잔류를 선택했다. 이에 ‘빅3’ 중 마지막 남은 최대어인 ‘클러치박’ 박정아에게 보수상한선인 7억7500만원(연봉 4억7500만원, 옵션 3억원)을 꾹꾹 눌러담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가대표 주장을 맡고 있는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의 창단 멤버로 V리그에 데뷔해 2011~2012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기복없이 최정상급의 공격력을 보여준 아웃사이드 히터다. 12시즌 중 코로나19로 인해 봄 배구가 열리지 않은 두 시즌을 제외한 10시즌 동안 챔프전 진출 8회, 챔프전 우승 5회를 일궈낸 ‘우승 청부사’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의 영입으로 탈꼴찌는 물론 단숨에 봄 배구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게 됐다.

정상급 공격력에 비해 리시브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박정아는 그간 자신의 약점을 가려줄 수 있는 리시브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과 뛰어왔다. 페퍼저축은행은 IBK기업은행 시절 박정아와 함께 뛰었던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 채선아도 연봉 1억원에 데려왔다. 박정아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영입이다. 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신임 감독은 “박정아 선수가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최종적으로 팀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여기에 ‘집토끼’인 이한비를 3년 총액 10억6000만원, 리베로 오지영도 3년 총액 10억원에 붙잡은 페퍼저축은행은 2023~2024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 트라이아웃에서도 1순위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만 제대로 선발하면 여느 구단에 부럽지 않은 전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된 페퍼저축은행. 과연 2년 간의 꼴찌의 서러움을 털어내고 OK금융그룹처럼 제 7구단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차기 시즌 여자부의 최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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