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붙이고 남학생 떨어뜨려" 지시한 교장, 대법원서 '무죄'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면접 과정에서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라는 발언을 해 업무 방해 혐의를 받는 사립 고등학교장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대법관 노정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북 한 고등학교장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에 환송했다.

특정학생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한 고등학교 교장에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A씨는 지난 2016년 11월25일 면접위원들과 신입생 입학 사정 회의를 주재하는 과정에서 불합격권이던 특정 학생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면접위원들을 향해 "참 선생님들이 말을 안 듣는다" "중학교는 교장 선생님한테 권한을 줘서 끝낸다" "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이해가 안 된다" "여학생 하나 붙여라. 남학생 다 떨어뜨리고"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면접위원들은 A씨 지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 등을 받을 것을 우려해 지시에 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회의에 참석해 입학전형 위원장으로서 그 의견을 제시한 것 중 하나"라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속해 합격자 변경을 요구했고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위력으로 피해자들의 면접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시하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피고인 발언은 전형 위원회 위원들 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면서 합격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입학전형에 관한 부정한 청탁에 기인한 것이라거나 그 밖의 부정한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회 통념상 허용할 수 없는 위력을 행사에 업무를 방해하기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고인 업무방해의 고의로 해당 발언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