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DJ]수중활동 하려면 이 질환 조심?…'고압산소 치료'가 뭐길래?

박세종 기자 2023. 4. 18. 15: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양레저 스포츠를 즐기에 최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부산은 다양한 해양 산업과 레포츠 활동이 이뤄지는 ‘바다의 도시’이다. 때문에 부산은 ‘잠수의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잠수의학은 해수면 상승 등 환경의 변화에 따른 건강을 다루는 학문이다. 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환경압의 변화에 따른 병태생리와 건강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한다. ‘잠수의학’은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 일상과 가까이 맞닿아있기도 한 의료분야다. 깊은 수심으로 잠수할 때 급격한 압력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잠수병 역시 잠수의학의 한 분야다.

대한민국 ‘잠수의학 개척자’ 바른길병원 김희덕 박사. 김동균 인턴


바른길병원에서 진료 중인 김희덕 박사는 ‘잠수의학의 개척자’라고 불릴 만큼 선구자적인 존재다. 김희덕 박사가 잠수의학의 치료 핵심으로 언급한 것이 바로 ‘고압산소 치료’이다. 다음은 김희덕 박사와의 인터뷰 전문.

[바른길병원 김희덕 박사]

Q. 잠수의학은 어떤 질병을 다루나요?

A. 가장 흔한 것은 ‘잠수병’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감압병’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의 1대기압에서는 공기 중의 질소가 100% 체내에 들어왔다가 100% 빠져 나갑니다. 그런데 수중 활동을 하게 되면 이 질소가 우리 몸속에 과포화가 됩니다. 수중 활동을 마치고 다시 지표면으로 올라올 때 이 과포화되어 있던 질소의 기포가 우리 몸에서 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인체의 장기라든지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잠수병’ 또는 ‘감압병’이라고 합니다.

Q. 잠수병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데요.

A. 제가 해군에서 전역한 이후 약 20년간 잠수의학 관련 진료를 진행했습니다. 2003년도에는 1년에 약 80명을 진료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많을 때는 200명 이상도 진료한 경험이 있습니다. 잠수병을 앓는 환자들은 수중 활동 레포츠, 직업으로 인해 하는 다이빙, 산업적인 다이빙(교량 건설, 선박 하부 검사 등), 깊은 바다에서 해산물 채취 등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습니다.

Q. 잠수병에 걸렸을 경우, 초동 조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잠수병의 경우 관절이 아픈 정도의 가벼운 증상도 있지만, 뇌동맥 공기 색전증에 걸리는 등 몇 분 안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응급 상황에서는 환자를 평평한 곳에 눕힌 후 가능하다면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조치 방법입니다. 수액을 빨리 맞춰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압산소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 빨리 후송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바른길병원에 설치된 고압산소 치료 챔버(4인용) 내부. 박세종PD


Q. 말씀해주신 고압산소 치료는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잠수병을 치료하게 되는 건가요?

A. 잠수병의 가장 기본은 우리의 몸 조직 속에 질소 기포가 있는 것입니다. 수면으로 올라가면서 이 기포가 우리 몸속에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환경을 해저와 똑같은 환경으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고압산소 챔버가 하게 됩니다. 보일의 법칙에 의해 가압을 하게 되면 질소 기포가 줄어들어 잠수병 증상이 완화됩니다. 동시에 체내에 질소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산소를 투입하고, 그 산소를 통해 인체에 다양한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죠. 잠수병 치료를 위해서는 고압산소 치료 챔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일의 법칙 : 온도가 일정할 때,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서로 반비례한다는 법칙

김희덕 박사는 심해 잠수의학의 본산 영국 애버딘대학교에서 연수를 거치고, 지도교수로부터 심해 포화잠수까지를 포함한 전문 자격을 국내최초로 받은 경력이 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잠수의학 개척자’인 김희덕 박사는 잠수의학의 치료 핵심으로 ‘고압산소’를 여러 번 언급했다. 고압산소 치료는 잠수병 이외에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입증되는 등 쓰임새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고압산소 치료가 다른 질병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논문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인용 고압산소 챔버에서 산소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 박세종PD


실제 국제신문 취재진이 김희덕 박사와의 인터뷰를 위해 바른길 병원을 찾았을 당시, 1층에 마련된 고압산소 치료실은 쉴 틈 없이 환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 고압산소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고압산소 치료 챔버’이다.

하지만 고압산소 치료를 처음 받아보는 환자들은 안정성에 대해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밀폐된 공간(챔버)에 들어가 길게는 한 시간가량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고압산소 치료 챔버의 안정성은 확보된 걸까. 고압산소 치료 챔버 제조사인 ㈜비쓰리이앤에스 김재현 대표를 만나 그 안정성에 대해 물었다.

고압산소 치료 챔버 제조사 (주)비쓰리이앤에스의 김재현 대표이사. 박세종PD


[(주)비쓰리이앤에스 김재현 대표]

Q. 고압산소치료 챔버는 안전한가요?

A. 창업 당시 환자들이 챔버를 사용할 때의 안정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며 장비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이 아마 고압 용기에 들어간 이후 화재라든지 폭발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클 겁니다. 저희는 폭파 방지 기술을 이 분야에 처음으로 적용을 시작했습니다. 해외의 해양플랜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폭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챔버의 내부에서 폭발과 같은 안정성에 저해되는 것들이 일어나지 않게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고도의 기술이 들어가는 만큼, 누구나 취급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A. 고압산소 치료 챔버는 의료기기로서 납품되기 위해서는 식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식약처에 나와 있는 법령이라든지 기준 규격에 맞는 기술도 있어야 하고요. 저희들은 병원에서 사용하게 될 경우 환자 또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준 규격 근거하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시민들이 알고 있는 산소치료 캡슐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A. 산소 캡슐은 콤팩트하고 장비가 심플합니다. 많은 분들이 콤팩트한 캡슐 역시 같은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씀들을 하시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릅니다. 기기 내의 압력이 충분히 가해져야만 치료 효과가 발현됩니다. 산소 치료캡슐이 구현해낼 수 있는 압력으로 인해 생성 된 용해산소는 미비합니다. 저희 장비는 2대 또는 3대 기압의 압력을 구현해 더욱 효과적으로 용해 산소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시설에서 많이들 구비하는 것입니다.

키오스크를 활용해 산소고압 치료 챔버를 조정 중인 바른길병원 관계자. 박세종PD


취재 당시, 다인용 고압산소 치료 챔버에서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내부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챔버 옆에 오퍼레이터 실이 마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병원관계자는 환자들이 고압산소 치료를 받는 동안 전문 오퍼레이터가 환자들을 확인하며 키오스크를 통해 챔버를 컨트롤한다고 설명했다.

잠수병은 잠수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볍게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요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잠수병이 의심된다면 신속한 초동조치는 물론 후유증 방지를 위해 고압산소 치료 시설이 구비된 의료시설에 방문하는 것 또한 건강한 여름을 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