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부모는 "일하는 중", 30대 자녀 "구직 중".. 이런 '양극화' 어쩌나
고용시장 5명 중 1명 60대.. 취·창업도 활발
'3040'세대 고용 위축.. "빚 내서 빚 갚기 벅차"
양질 일자리 비롯 제조업 등 기업 육성책 필요
저출산·고령화 여파가 노동시장에 더 두드러지는 양상입니다.
인구는 물론 연령대에서 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세입니다.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25%를 넘어, 둘러보면 주변 4명 중 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습니다.
일하는 사람 5명 중 1명은 60세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출생률이 높았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대거 은퇴 뒤 제2의 직업을 시작한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제 허리'이자 구심점인 20대에서부터 30·40대 청장년층의 경제 지표는 곳곳에서 '빨간 불'입니다.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자 신용등급이나 소득이 취약한 30대 이하 청년층은 지난해만 4만 명이 늘었습니다.
취업시장에서 입지 역시 날로 위축되는 양상입니다.
■ 60세 이상 취업자 585만 명.. 일하는 5명 중 1명 '60대'
오늘(18일)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2021년보다 45만2,000명 늘어난 585만8,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취업자 증가 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63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처음 40만 명을 넘었는데, 지난해 전체 취업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이 20.9%로 처음 20% 선을 웃돌았습니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입니다.
지난 3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613만4,000명으로 전년 3월보다 54만7,000명 늘었습니다.
월 기준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1982년 7월 이후 최대치입니다.
■ 60세 이상 창업 기업 급증.. 4배 늘어
창업 추이도 활발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60세 이상이 창업한 기업도 12만9,000개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년 전인 2016년 7만 3,400개와 비교하면 76.1%나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창업 기업이 20.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더 늘었습니다.
이같은 고령층의 취·창업 증가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인구로 진입하면서 진행되는 고령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 70세이상 취업 '역대 최대'.. 지난달 182만 명 넘어
70세를 넘어 일자리를 갖는 경우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고령자 취업은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지난해 70대 취업자가 171만8,000명으로, 70세 이상 취업자를 따로 분류한 2018년 이래 최대를 보였습니다.
지난달에는 182만2,000명까지 늘었을 정도입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비중은 2018년 4.5%에서 지난달 6.5%로 올랐습니다.
그만큼 60·70대의 취업시장에서 움직임은 연령대에선 활발한 수준으로 꼽힙니다.
■ 60세이상, 인구 25% 이상 "증가 폭 확대 추세"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 5,125만9,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1,315만4,000명으로 전체의 25.7%를 차지했습니다.
60세 이상 비중이 25% 선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단위로 60세 이상 비중을 보면, 증가세는 더 두드러집니다.
2002년 말 11.6%에서 2012년 말 16.1%, 2022년 말 25.7%로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령층 취업자가 늘어난 데는 경기 호조보다 정부 차원의 공공 일자리 공급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단기 일자리로, 주로 60세 이상이 지원하다 보니 고령 취업자가 수치상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거꾸로 공공 일자리 공급이 줄어들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감소하고 대신 실업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3040'세대 취업자 지속 감소.. 고령층, 양질 일자리 창출 등 병행 필요
이같은 고령층 인구의 증가, 그리고 취업자나 창업자 증가 폭과 달리 '경제 허리'로 꼽는 30·40대 취업자는 갈수록 줄면서 우려감이 가시질 않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631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3,000명이 늘어나는데 그쳤고, 이마저도 코로나19 기저효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2015∼2021년 7년 연속 감소세로 분석됐습니다.
30대 취업자는 지난해 4만6,000명 반짝 늘어나는데 그쳤고, 2013∼2021년 9년 내리 감소했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취업자 수 증가는 60대 이상에서 두드러져,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54만7,000명 증가하는 동안 20대 이하는 8만9,000명, 40대는 6만3,000명 줄었습니다.
30대와 50대는 각각 2만4,000명, 5만 명 등 소폭 증가에 그쳤습니다.
■ 빚 져서 '돌려막기'.. 저소득 30대 이하 4만 명 늘어
더구나 지난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 또는 저소득 상황에 놓인 30대 이하 청년층만 해도 4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청년층 취약차주는 46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취약차주(126만 명)의 36.5%로, 한은은 3곳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차주를 취약차주로 분류합니다.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은 30대 이하 청년층이 지난 한 해 4만 명 늘었습니다.
전체 취약차주 수는 1년 동안 6만 명 늘었고, 30대 이하에서만 4만 명 증가했습니다.
60대 이상 취약차주가 2만 명, 50대 취약차주 1만 명 각각 늘고, 40대는 1만 명 감소했습니다.
진 의원은 "40~50대 차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청년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빚 돌려막기'식 대출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고금리 추세에서 취약차주의 대출과 연체가 늘어 이자 부담이 크게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인구 진입이 확대되면서 취업시장에서 비중이 커진 부분이 있다"면서 "생산·노동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선, 고령자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정책 노력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해선 "괜찮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급감하는 상황은 유의해야 한다"며 "규제 개선과 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이 기업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 고용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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