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주한중국대사, 尹정부 '가치 외교'에 "주변국과 관계에 피해 우려"

이창규 기자 2023. 4. 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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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 외교'가 한중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의 전직 외교당국자로부터 제기됐다.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중국대사는 18일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과 중국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대통령의 방미 이후 국제정세와 한중관계' 세미나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한미동맹을 이해한다"면서도 "한국이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자국 이익에 따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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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푸쿠이 "한미동맹 이해하지만 中 이익 해쳐선 안 돼"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과 상해국제문제연구원이 1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대통령의 방미 이후 국제정세와 한중관계'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2023.4.18/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 외교'가 한중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의 전직 외교당국자로부터 제기됐다.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중국대사는 18일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과 중국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대통령의 방미 이후 국제정세와 한중관계' 세미나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한미동맹을 이해한다"면서도 "한국이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고 자국 이익에 따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닝 전 대사는 특히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판하거나 주변국과의 관계에 피해를 주기 쉽다"며 "이념과 가치 논쟁을 초월해 협력과 상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닝 전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우리 정부가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대외정책의 주요 방향 가운데 하나로 '가치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유민주주의·법치·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우방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중국·러시아 등 이른바 '권위주의 국가'들과 갈등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외교 분야 최우선 목표로 삼아 그간 미국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왔으며, 이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닝 전 대사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잘못된 정책이 관련국과 중국의 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과 한국은 실용적 태도로 모든 간섭을 제거하고 양국의 호혜 협력을 계속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닝 전 대사는 한중관계 개선 방안과 관련해선 "민간의 친선 교류 플랫폼을 적극 구축하고, 각계 역량을 동원해 문화·지역·청년 등의 전면적인 친선 교류를 전개해야 한다"며 "청년 교류를 중요한 출발점이자 새로운 성장점으로 삼아 양국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그에 따른 도발·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선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전쟁과 혼란을 피하는 게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모든 국가의 공동 이익"이라며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하며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중국의 일관된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세미나의 다른 기조연설자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대사는 정부가 미국·일본과의 관계 강화·협력에 나서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외교공간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 전 대사는 현 정부의 대(對)중국·러시아 정책이 "모호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위 전 대사는 오는 26일 열리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향후 4년간 정부의 외교방향을 규정하는 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입장에선 한미·한미일 간 공조는 만족스럽겠지만, 주 관심사인 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의 호응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어느 선까지 응할지가 주요 관찰 포인트"라고 전망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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