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디즈니월드에 교도소 짓겠다"…동성애 '이념 전쟁' 계속

김성식 기자 2023. 4. 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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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테마파크 '디즈니월드'에 교도소를 건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즈니월드는 우리가 취한 모든 조치를 무효화하고 영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일종의 개발 협약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제 그런 짓은 통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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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정체성 교육 금지법'에 디즈니월드 반대하자 '특별 행정구역' 지정 철회
디즈니월드, 특혜 박탈 위기에 '밀실 합의'…뒤늦게 알아챈 디샌티스 '분노 폭발'
론 디샌티스(44)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사진은 지난 11·8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플로리다 템파 컨벤션센터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3.11.08.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테마파크 '디즈니월드'에 교도소를 건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세기 넘게 누려온 행정 특혜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디즈니월드가 이를 무력화하는 정치적 합의를 타결하자 이에 분노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대적인 보복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플로리다 주정부의 '성정체성 교육 금지법'에 디즈니월드가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시작된 양측의 갈등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즈니월드는 우리가 취한 모든 조치를 무효화하고 영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일종의 개발 협약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제 그런 짓은 통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어 디샌티스 주지사는 플로리다 주정부가 디즈니월드에 교도소나 자체 놀이공원을 지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립 공원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자체 놀이공원을 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주립 교도소 건립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디즈니월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초 디즈니월드를 관할하는 지역의 주 감독위원회에 자신의 측근 5명을 임명했다. 디즈니월드 개발 계획과 광고 집행을 통제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박탈하기 위해서다.

디즈니월드가 '성교육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휘말려 독자적 행정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1967년 개발된 디즈니월드는 그동안 일종의 특별행정 구역인 '리디 크릭 개선지구(Reedy Creek Improvement District)'로 지정돼 사실상 별도의 지자체처럼 취급됐다. 이를 통해 디즈니월드는 방문객들을 상대로 자체 세금을 징수하는 대신 쓰레기 수거와 하수처리 등 각종 공공서비스를 직접 운용해 왔다.

이처럼 55년간 자치권을 누려온 디즈니월드가 위기에 처한 것은 플로리다 주정부가 내놓은 성정체성 교육 금지 법안에 반기를 들면서다.

지난해 4월 플로리다주 의회는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에게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관한 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디즈니월드 직원 7만5000명이 단체 항의했고 밥 체이펙 최고경영자(CEO)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플로리다주 정치인들에게 풀던 정치자금도 거둬들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디샌티스 주지사도 리디 크릭 개선지구의 특별 지위를 없애는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주의회를 통과해 올해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월드도 이에 맞서 지난 2월 감독위원회 측과 은밀히 접촉해 주 정부의 특혜 박탈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협약을 채택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최측근들이 감독위원회를 장악하기 직전, 전격적으로 이뤄진 합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디샌티스 주지사는 크게 분노했고 디즈니월드를 향해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전날 지역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디즈니월드와 감독위원회가 체결한 협약이 '법적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8일에는 "디즈니는 플로리다 주민들보다 우월하지 않다"며 "세금, 도로 통행료부터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까지 전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향후 리디 크릭 개선지구가 해제되면 디즈니월드의 자산은 지방 정부인 플로리다로 이전된다. 문제는 디즈니월드가 갖고 있는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의 부채도 함께 이전돼 플로리다주 납세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세율 인상이나 자산 매각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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