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건설사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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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이름 맞아?" 2021년 5월, 옛 SK건설이 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자 쏟아진 반응이다.
하지만 저가수주 경쟁이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 '2013년 어닝쇼크' 이후 해외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의 점유율과 경쟁력은 하락 추세다.
일례로 몇몇 건설사들은 SK임업(SK그룹 자회사)과 손잡고 친환경 사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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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이름 맞아?” 2021년 5월, 옛 SK건설이 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자 쏟아진 반응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SK에코플랜트를 바라보는 건설업 관계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름만 바꾸고, 건설사의 전통적 영역인 주택·토목사업을 놓지 않는데 대한 ‘불편한 감정’과 전사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사업에 확신을 갖고 드라이브를 거는 추진력에 대한 ‘부러운 감정’이 묘하게 섞여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어떻게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죠”라고 했다.
건설사들이 변신하고 있다. 사명에서 ‘건설’부터 떼는 추세다. 신영그룹 계열사 신영건설은 최근 신영씨앤디(Construction&Development)로 사명을 변경했다. 디벨로퍼형 종합건설사로 도약한다는 취지다. 포스코건설이 포스코이앤씨로 간판을 바꾼 것을 두고 혹자는 DL이앤씨의 설계(Engineering)·시공(Construction)을 떠올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에코(ECO)와 챌린지(Challenge)에서 첫 글자를 따왔다.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친환경 사업을 대폭 확대, 건설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건설사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은 건설시장 자체가 말라가고 있다는 증거다. 건설사는 기본적으로 수주를 통해 매출을 창출해야 한다. 국내 건설사들은 그동안 주택시장 호황과 불황, 해외건설시장 호황과 불황이라는 두 가지 축에 의존해 버텨왔다.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서 한쪽이 잘 안되면 다른 쪽에 힘을 싣는 방식이었다.
국내에서 도로나 철도 등 기반시설(SOC) 등 국내 토목사업 분야는 이미 포화상태다. 주택 시장도 확장성이 높지 않다.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도시정비’가 그나마 유망하다. 해외 시장을 보자. 주택 등을 짓는 신도시 건설사업이 있다. 또 항만 등을 건설하는 토목사업도 있다. 하지만 저가수주 경쟁이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 ‘2013년 어닝쇼크’ 이후 해외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의 점유율과 경쟁력은 하락 추세다.
건설사가 새로운 활로를 찾는 것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건설사로서는 주택사업, 해외건설에 이어 친환경이라는 영역을 구축하면서 위기 때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포석을 두는 셈이다. 리스크 분산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실제 건설사들은 예상보다 더 넓은 영역까지 손을 뻗고 있다. 일례로 몇몇 건설사들은 SK임업(SK그룹 자회사)과 손잡고 친환경 사업에 나서고 있다. SK임업은 산불이 난 땅에 나무를 심는다. 여기서 발생되는 산소배출권을 건설이나 플랜트 사업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과 교환한다. 한때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였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노릴 수 있다. 또 대중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GS건설은 10여 년전에 이미 세계적인 수(水)처리 업체인 이니마를 인수, 친환경 디지털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건설사들은 과거 주택사업 불황에 따른 ‘미분양 털어내기’, 저가수주 경쟁으로 인한 부실 초래 등 어려울 때마다 사실상 정부에 손을 벌려왔다. 건설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되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자체 경쟁력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기업의 변신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건설사들은 이제 과도기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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