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변형시키는 유전자 확인…"남성용 피임약 개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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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생산량을 줄이고 기능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확인됐다.
오틀리 교수는 "여러 포유류 동물에게서 발현되는 이 유전자를 활용하면 난자와 수정하지 못하는 정자를 만들 수 있다"며 "이러한 방식의 피임약은 야생동물의 과다한 번식을 막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자의 기능을 저하하는 방식으로 남성용 피임약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는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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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생산량을 줄이고 기능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확인됐다. 메스꺼움 등 부작용이 없는 비호르몬 방식의 남성용 피임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얼마 전 정자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방식의 피임용 약물 개발 가능성이 확인되는 등 남성용 피임약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존 오틀리 미국 워싱턴주립대 교수 연구팀은 정자의 수, 움직임, 모양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동물과 사람의 고환 조직에서 발견하고 연구 결과를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오틀리 교수는 “여러 포유류 동물에게서 발현되는 이 유전자를 활용하면 난자와 수정하지 못하는 정자를 만들 수 있다”며 “이러한 방식의 피임약은 야생동물의 과다한 번식을 막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사람과 동물의 고환 조직에서 찾은 유전자 ‘Arrdc5’가 정자의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이 유전자가 없는 수컷 쥐는 정상 쥐보다 정자가 움직이는 속도가 2.8배 느렸다. 정자가 생산되는 양도 28%나 적었으며 정자 중 98%는 머리나 꼬리에 결함이 있는 모습을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Arrdc5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된 단백질이 정상적인 정자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단백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비정상적인 정자 활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약은 큰 부작용 없이 일시적으로 정상적인 정자의 생산과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정자를 만드는 능력 자체를 없애지 않고 정상적인 정자 생산을 잠깐 멈추는 것”이라며 “이론적으론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정상적인 정자 생산 기능이 바로 복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자의 기능을 저하하는 방식으로 남성용 피임약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는 또 있다. 최근 요헨 벅 미국 웨일코넬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정자 운동 조절에 관여하는 세포신호전달 단백질을 겨냥한 남성용 피임 약물의 효과를 확인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약물을 투여한 쥐는 약효가 지속되는 3시간 동안 90%가 넘는 피임 효과를 보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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