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vs BBQ '6년 치킨전쟁' 일단락...완승도, 완패도 없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BBQ BI. /사진제공=각 사

2017년부터 시작된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BBQ의 영업비밀 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6년 만에 bhc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BBQ가 주장한 영업비밀 침해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고 bhc가 요구한 손해배상은 BBQ가 약 2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판결문만 보면 bhc의 승리이지만 BBQ가 완패했던 1심 판결을 일부 뒤집은 2심 판결이 확정된 것이라 BBQ의 완패는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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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BBQ 6년 소송전 시작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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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 13일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BQ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같은 날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상품공급 계약과 물류용역 계약 관련 손해배상 청구 상고심에서 BBQ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BBQ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은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고 BBQ의 부당한 계약 파기를 인정해 각각 120억원, 85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양사의 법적 분쟁은 BBQ가 bhc를 매각한 이후 벌어졌다. 2012년 경영난이 심화된 BBQ는 bhc 상장 추진이 무산되자 자금 확보를 위해 2013년 6월 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후 bhc는 BBQ가 매각 당시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중재를 제기했고 BBQ는 2017년 초 약 100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그러자 BBQ는 bhc와의 물류용역, 상품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bhc가 일방적인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각각 2017년 물류용역 계약, 2018년 상품공급 계약 해지 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응해 BBQ는 2018년 bhc가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경영 기밀을 빼내 BBQ의 제품 개발과 영업의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bhc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사는 법인간 소송 외에도 박현종 bhc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개인에 대한 소송이 더해져 총 17건의 법적 분쟁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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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대법 판결 놓고 각기 다른 해석…추가 소송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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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법 판결에 대해 양사의 반응과 해석은 엇갈린다. bhc는 "BBQ가 상품공급 계약과 물류용역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과 BBQ가 주장하는 영업비밀 침해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한 판결"이라며 "더 이상의 논란과 분쟁이 없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BBQ는 이번 결정을 통해 bhc의 과실이 일부 인정됐다는 입장이다. 당초 bhc가 청구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물류용역 계약 2400억원, 상품공급 계약 540억원 등 약 3000억원 규모였는데 대법원이 인정한 손해액은 총 205억(물류용역 120억원, 상품공급 85억원)으로 약 7% 수준에 그쳤고 손해배상 책임기간도 15년에서 10년으로 감축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영업기밀 침해 주장이 기각됐지만 지난해 6월 박현종 회장이 정보통신망 침해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점, 11월 bhc가 BBQ에게 약 75억원을 배상한 부당이득청구소송 승소 등 재판부가 BBQ의 손을 들어준 판결도 있기 때문에 bhc의 일방적인 승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BBQ 법률 대리인은 "대법원이 손해배상 청구액의 대부분을 기각한 지난 원심 판결을 인정한 것은 당초 bhc가 청구한 3000억원의 손해배상액이 얼마나 과다하고 억지스러운 주장이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법 판결로 양사간 큰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소송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bhc는 핵심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승소했기 때문에 나머지 재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본다. 하지만 BBQ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억울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해 나가겠다"며 법리적 공방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