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초저온에 견디는 고망간강 제조 경쟁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4. 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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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53도 초저온 견뎌내
LNG와 액화수소 완벽저장
연료탱크 건설 재료로 각광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 LNG 연료탱크를 컨테이너 운반선에 탑재한 모습. <대우조선해양>
친환경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고철(철 스크랩) 확보,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더불어 국내 철강 업계가 또 다른 친환경 철강 제품 제조에 최근 열을 올리고 있다. 바로 ‘고망간강’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포스코를 중심으로 생산돼 온 고망간강이 철강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망간강이 친환경 철강 제품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이 철강이 초저온(영하 253도)에 견딜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이 때문에 고망간강은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수소를 열 손실 없이도 완벽하게 저장할 수 있어 해당 물질 저장탱크 재료로 각광받는다.

LNG선은 선박 업계에서 친환경 선박으로 통한다. LNG 특유의 초저온 특성 덕분에 고망간강을 활용한 저장탱크는 그간 주로 외국 철강업계에서 많이 만들어 왔지만 지금은 국산화에도 성공해 국내 철강 업계가 생산을 늘리고 있다. 고망간강을 통한 LNG선 보급 확대가 결과적으로 친환경에 이어진다는 점에서 고망간강 활용 제조는 연관 산업을 통한 탄소중립에 기여한다.

무엇보다 철강과 조선 업계가 협력 강화 차원에서 고망간강을 고리로 삼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제철은 최근 LNG 저장탱크 건설에 필요한 초저온 인장시험 설비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남 광양 LNG 터미널과 당진 제5 LNG 기지의 탱크 건설용 초저온 철근 물량을 수주한 후 1년만에 이에 특화된 시험 설비마저 갖추게 됐다. 이로써 기존보다 비용은 줄이고 공사 기간은 단축시켜 국내외 LNG 저장탱크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과 세아제강도 정부 차원의 철강 생산 저탄소화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관련 정책을 발표하며 1500억원 규모 공동 펀드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망간강을 활용한 사업에는 종합상사와 종합물류기업도 연관돼 있다는 짐이 눈길을 끈다. ‘철강 → 조선 → 종합상사’로 이어지는 친환경 산업 소재로 고망간강이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중 충남 당진 LNG 터미널 공사에 착수한다. LX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당진 내 20만㎡(약 6만평) 용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27만㎘급 터미널이 2기씩 들어서며 해당 터미널엔 포스코의 고망간강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들 종합상사는 2차 전지 핵심 원료인 니켈과 석탄 등 광물 개발 사업을 최근에는 친환경 LNG 터미널 조성으로도 확대하게 됐다.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고(高) 내충격성과 극저온 탱크 소재가 필수적인 LNG선 등 저탄소 선박이 확대하고 있다”며 “LNG뿐 아니라 액화수소 이송에도 고망간강 등 특수 소재를 활용한 탱크가 필요한 만큼 이 분야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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