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난화 세계 평균보다 빠르다…10년간 경제손실 3조7000억원

환경부,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 발간
기후변화 적응 관련 국제사회 제출한 첫 보고서
연평균 기온 상승폭 1.6℃로 세계 평균(1.09℃) 앞질러
복구비용은 손실의 2~3배

'제1회 북산면 벚꽃축제' 개막식이 열린 이달 10일 강원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 일대에서 시민들이 벚꽃을 감상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핀 벚꽃에 춘천시는 축제를 앞당겨 열었으나 냉해로 인해 꽃잎이 빨리 떨어지자 이에 사과하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 연합뉴스

한국 온난화가 세계 평균보다 빠르고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0년간 3조7000억원에 달했다는 정부 공식 발표가 나왔다. 

환경부는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를 19일 한국환경연구원 기휘위기적응센터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보고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 제출 권고에 따라 작성됐다. 현재까지 영국·호주 등 50개국이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들은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을 얼마나 이행 중인지 확인하는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 기본자료로 활용된다. 

우리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한국 온난화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빠르다고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912~2020년 109년간 한국 연평균 기온 상승폭은 1.6℃로 세계 평균(1.09℃)보다 컸다. 

표층 수온은 1968~2017년 50년간 1.23℃ 올라 세계 평균(0.48℃)의 2.6배에 달했다. 1989~2018년 연간 해수면 상승폭은 2.97㎜로 세계 평균(1.7㎜)을 1.2㎜ 앞섰다. 

보고서는 “기온 등의 상승과 함께 폭우, 폭염, 겨울철 이상고온, 한파 강도가 강해지고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2012~2021년 10년간 기후변화와 연관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 손실이 3조7000억원이고, 복구 비용은 손실의 2~3배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이달 12일 강원 강릉시 안현동의 산림과 펜션에 전날 대형 산불의 흔적이 처참하게 남아 있다. 연합뉴스

이어 “대한민국은 기후변화 위협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적응하기 위한 종합적인 체계를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해서 2010년 녹색성장법을 제정하면서 기후변화 적응을 처음 법제화했고 현재는 2021년 제정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소개됐다. 

구체적인 기후변화 적응책으로는 2020년 마련한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이 거론됐다. 

이 대책엔 ‘국민과 함께하는 기후안심 국가 구현’이라는 비전 아래  ▲지구 온도 2℃ 상승에 대비하는 사회 전 부문 기후탄력성 제고 ▲기후감시 예측 인프라 구축으로 과학기반 적응 추진 ▲모든 적응 이해 주체가 참여하는 적응 주류화 실현 등의 목표가 담겼다. 

또한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한 국제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녹색기후기금(GCF) 유치국으로서 국제사회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해왔고,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계기로 열린 적응기금 고위급 공여 대화에서 2023~2025년 36억원 신규 공여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기후·녹색 ODA(공적개발원조) 비율을 202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평균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