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억 비자금’ 신풍제약 장원준, 사망한 부친과 ‘선긋기’

송응철 기자 2023. 4. 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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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을 조성·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원준 신풍제약 사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일부만 인정했다.

전체 비자금 91억8200만원 중 부친인 고(故) 장용택 전 신풍제약 회장이 생전에 조성한 57억5600만원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장 사장은 2018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직접 34억26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장 전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57억56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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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이 비자금 57억원 조성하는 과정에 관여 안 해”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9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원준 신풍제약 사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일부를 부인했다. ⓒ연합뉴스

비자금을 조성·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원준 신풍제약 사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일부만 인정했다. 전체 비자금 91억8200만원 중 부친인 고(故) 장용택 전 신풍제약 회장이 생전에 조성한 57억5600만원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장 사장의 변호인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2016년 3월 이후 범행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부친인 장용택 전 회장이 살아있었던 2016년 2월까지의 자금 조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 사장 측은 "장 사장은 아버지 작고 후 이 회사 전무 노아무개씨로부터 비자금 조성 사실을 처음 들었다"며 "노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예전부터 회장님 지시로 만들어진 자금이라서 갖고 왔다'고 말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사장과 노 전무는 장 전 회장과 공모해 2008년 4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에게 원료 단가를 부풀려 지급한 뒤 그 차액을 어음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비자금 91억8200만원을 조성했다.

어음은 신풍제약 출신 이아무개씨가 설립한 사채업체를 통해 현금화돼 여러 계좌를 통해 노 전무에게 전달됐다.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은 장 사장에게 건네졌다. 장 사장은 해당 자금을 자사 주식 취득과 허위 급여 보전,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사장은 비자금 조성 사실을 숨기기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신풍제약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공시한 혐의도 받는다.

장 사장은 "2016년 3월경 3억원을 받았고 이후 자금을 계속해서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장 전 회장이 살아있던 기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배임 관련 범죄사실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 재판에서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사장은 2018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직접 34억26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장 전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57억56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결국 장 사장의 변론 취지는 장 전 회장이 비자금 57억5600만원을 조성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자금이 조성된 기간 대부분은 장 사장이 신풍제약 경영권을 쥐고 있던 시기다. 장 사장은 2009년 신풍제약 대표이사에 올랐으나 2011년 분식회계와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임했다. 이후 장 사장은 신풍제약 내 공식직함을 두진 않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 사장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노 전무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된 상태다. 그는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 출신 사채업자 이씨도 대부업법 위반과 횡령 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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