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절반이 기준금리 이하···MMF 인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4% 아래로 내려오면서 정기예금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정기예금에 돈을 묶어두기보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에 돈을 맡기고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이 늘었다.
1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연합회에 소속된 19개 사원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 기준)가 대부분 연 4% 아래로 내려왔다. 19개 은행에는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이 포함돼 있다.
첫 거래 고객에게 우대금리 1%포인트를 주는 ‘Sh첫만남우대예금(Sh수협은행)’ 금리만 최고 연 4%이고 나머지 상품의 금리는 최고 2.70~3.95%에 형성돼 있다. 또 연합회가 공시한 41개 정기예금 상품 중 절반에 가까운 19개가 기준금리(3.5%) 이하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예금금리가 내림세인 것은 은행이 당장 수신금리를 인상할 유인이 크지 않아서다.
우선 금융당국이 은행 유동성 규제의 정상화 시기를 오는 6월 말로 유예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도 정기예금 금리의 하방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산정할 때 참고하는 금융채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7일 5.107%에서 지난 17일 3.538%로 떨어졌다.
정기예금 금리가 내려오자 예금을 떠나는 자금이 늘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937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7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들 자금은 채권 시장이나 MMF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흘러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8조6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가량 폭증했다.
MMF 순자산총액은 지난 2월6일 211조원을 찍으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순자산총액 평균액도 194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157조8000억원)약 37조원 늘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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