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꾸 귀를 만지는데...“별거 아니겠지” 뒀다가 큰코
소아감기는 중이염으로 쉽게 번져
자녀가 귀를 자꾸 건드린다면 의심
재발 가능성 높아...폐렴구균 접종 필수
어린 자녀가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갑자기 하기 시작하면 부모는 바짝 긴장하게 된다. 정확한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아이들은 어딘가 아플 때 울거나 악을 쓰는 형태로 자신의 불편함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만약 내 아이가 어느 날 자기 자신의 귀를 계속 때리거나 손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면 바로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중이염에 걸렸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마스크 없이 사람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봄철 독감 환자가 이례적으로 늘고 있는데, 소아의 경우 감기가 중이염으로 쉽게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국내 외래환자 가운데 독감이 의심되는 환자는 1000명당 15.2명으로 집계됐다. 통상 독감 유행 기준(4.9명)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도 지난 3월 말 2122명으로 3월 첫째 주(973명)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을 소홀히한 탓에 독감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 전국 초·중·고등학교 3월 개학이 겹친 것도 독감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소아 감기다. 소아 감기는 중이염으로 쉽게 번질 수 있는데 중이염은 각종 합병증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1~6세가 19명, 7~12세가 25.8명, 13~18세가 23.9명이다. 50~64세(7.6명), 65세 이상(4.3명) 등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많은 숫자다.
중이염 환자의 50%는 0~9세의 소아다. 소아는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데다 유스타키오관(이관)이 짧고 수평 형태로 돼있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잘 노출된다. 유스타키오관은 중이 내부 공간에서 비강(코의 등쪽에 있는 빈 곳) 뒷부분까지 이어지는 통로다. 신체 기관이 발달하면 유스타키오관의 길이가 길어지고 코쪽으로 경사가 생기면서 노폐물이 비강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소아의 유스타키오관은 성장이 덜 된 상태라 비강으로 나가는 노폐물이 거의 없고 배출속도도 느리다.
중이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다. 귀에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리기도 하고 먹먹함, 이명,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할 경우 발열, 두통, 구토와 같은 전신증상이 동반된다.
귀 내시경 검사에서 고막이 빨갛고 팽창돼있거나 고막 안쪽으로 삼출액(피 성분이 혈관 밖으로 나와 모여있는 상태)이 관찰될 경우 급성 중이염에 해당한다. 이 염증이 만성화되면 난청이 발생해 말을 배우는 유·소아의 언어발달이 저하될 수 있다.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폐렴구균과 독감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줄이기 위한 손씻기 등도 필수다. 영유아의 경우 아이를 눕힌 상태로 분유를 먹이는 행위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중이염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여러번 투여했는데도 낫지 않거나 청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균우 대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소아는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낮고 누워서 잠자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보니 중이염 재발이 잘 일어난다”며 “아이 연령이 만 6개월에서 2세라면 감기 증세가 있을 때마다 병원에 방문해 귀지 제거 후 귓 속 검사를 반드시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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