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찌릿찌릿’ 통증 심하거나 부으면 손목건초염 의심해야
엄지손가락이나 손목에서 붓고 찌릿찌릿한 통증이 나타나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18일 “손목건초염이 생기면 가벼운 움직임에도 통증이 느껴지고 손목의 찌릿찌릿한 증상으로 가벼운 물건을 잡기조차 힘들 수 있다”며 “손목이나 손가락을 움직일 때 손목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고 통증이 심해지거나 손에 힘이 없어 물건을 자주 떨어뜨릴 때에도 손목건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초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결합 조직인 건(힘줄)을 칼집처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다.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손목건초염은 손목에서 엄지로 이어지는 힘줄을 둘러싼 건초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이를 처음 보고한 스위스 의사의 이름에서 따 드퀘르벵 병이라고도 부른다.
손목건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부종이다. 그 밖에도 누르면 아픈 압통과 관절 운동의 장애, 근력 약화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간혹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두 질환은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프지만, 건초염은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손목건초염은 보통 손목 근육이나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해서 생긴다. 일상생활에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손목을 많이 안 쓰던 사람이 평소와 달리 갑자기 무리해서 운동할 때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직업상 손목을 많이 쓰는 피아니스트, 수공예가, 요리사, 게이머 등에서도 흔하다. 또 젊은 연령층보다는 나이가 들어 염증이 축적되는 중·노년층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특히 여성 환자는 여성 호르몬 탓에 염증이나 부종에 취약한 데다, 임신과 출산,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가사노동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는 점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손목을 과하게 써서 생긴 병이기 때문에 손목건초염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휴식이다.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소염제로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혀야 한다. 그래도 증상이 지속하면 심한 부위에 강력한 소염진통 효과가 있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손목을 이완 시켜 주는 운동·물리치료를 받는 방법도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힘줄을 덮고 있는 활차(인대)의 일부를 잘라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도 방치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자가진단만으로 스스로 대처하는 경우엔 더 심각하게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욱 교수는 “손목건초염은 손목의 운동을 제한하는 보조기나 깁스 착용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며 “손목을 자주 사용한다면 충분한 휴식과 더불어 틈틈이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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