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갤3’, 한국영화 ‘악녀’에 영감 받았다”

김은형 2023. 4. 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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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제임스 건 감독 및 배우들 내한
제임스 건(오른쪽) 감독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마블 스튜디오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가오갤 3)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 캐런 길런, 크리스 프랫. 연합뉴스
“1960년대 프랑스 뉴웨이브, 1970년대 미국의 뉴아메리칸 시네마, 1990년대 홍콩영화 등이 세계 영화를 이끌었다면 지난 10년은 한국영화가 주인공이었다고 생각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은 한국영화 <악녀>(2017)에 영감을 받았다.”

마블시네마유니버스(MCU)에서 가장 개성 넘치는 프랜차이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이하 가오갤3)의 5월3일 개봉을 앞두고 제임스 건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한국을 찾았다. <가오갤3>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가오갤팀의 내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임스 건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마더>(2009) 등 한국영화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고백하며 “<가오갤3> 홍보투어 시작 장소가 한국이라 더 뜻깊다”고 내한 소감을 밝혔다.

<가오갤3>은 사납고 냉정한 듯하면서도 때때로 인간보다 인간적인 눈빛으로 ‘츤데레’의 매력을 보여주는 로켓의 역사를 집중 조명한다. 또 죽은 줄만 알았던 가모라(조에 살다나)를 다시 만나게 된 피터 퀼(크리스 프랫)과 가모라의 새롭게 시작되는 사랑도 관전포인트.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제임스 건 감독은 “로켓은 나의 분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2011년쯤부터 개발한 <가오갤>의 이야기 시작이 로켓이었다. 로켓은 분노에 가득 찬 작은 생명체로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궁극의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다. 이 캐릭터의 분노가 어디서 기원했는지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로켓을 마지막 편의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를 말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17일 언론에 공개한 20분짜리 푸티지 영상에서 <가오갤3>은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라디오헤드의 ‘크립’을 어쿠스틱 기타에 맞춰 로켓이 노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가오갤>1, 2편은 피터 퀼이 워크맨으로 듣는 음악에 인기 올드팝을 삽입해 대박을 치면서 다른 엠시유 영화들뿐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 전반에 올드팝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3편의 음악 선곡도 팬들의 궁금증 중 하나다. 제임스 건 감독은 “시리즈 마지막 편이라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고 관객들의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아 선곡을 하는데 정말 애를 먹었다”면서 “1970~1990년대 음악을 다양하게 담아 역대급 오에스티(OST)가 될 거 같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 시리즈에서 피터 퀼을 연기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배우로 발돋움한 크리스 프랫은 “<가오갤>은 피터 퀼의 성장담 같다“며 “1편에서는 어머니를, 2편에서는 아버지를 알게 된 피터 퀼은 3편에서 자아를 발견한다. 스스로에 대해 깨닫고 팀의 리더로서 제대로 못했던 걸 3편에서는 보상하려고 애쓰면서 인생의 페이소스를 느끼기도 한다. 1, 2편보다 많은 감정을 연기할 수 있게 해준 대본과 연출 능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프랫은 가모라와의 러브라인에 대해 “가모라가 죽었다고 생각해 술만 먹으며 인생을 탕진하던 피터 퀼에게 다시 가모라가 나타난 건 기쁜 일이었지만 가모라는 퀼을 사랑하기 전의 시점으로 돌아온다. 재회한 게 도리어 아픔이 되는 것이다. 둘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랫은 블랙핑크, 뉴진스 등을 좋아한다며 영화 뿐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배우들은 시리즈 종결과 함께 이제 떠나보내야 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서운함도 밝혔다. 네뷸라를 연기한 캐런 길런은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슬프지만 좋은 각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국인 엄마에게서 태어나 그동안 한국 음식이나 문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맨티스 역의 폼 클레멘티프는 “<가오갤>에 2편부터 합류한 뒤 인생이 변했다. 이런 영화의 일부였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근 엠시유 영화들의 고전과 이를 타개할 방향성에 대해 제임스 건 감독은 “<가오갤>은 사이즈는 크지만 캐릭터들의 감정과 연결에 집중하는 작은 영화였다”고 평가하면서 “엠시유에 더 많은 영화가 나오길 바라고 화려한 스펙터클과 더 멋진 슈퍼 히어로도 좋지만 캐릭터들에 좀 더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좋을 거 같다. 캐릭터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돼서 영화에 더 많은 감정을 실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제임스 건 감독(왼쪽부터), 배우 캐런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크리스 프랫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마블 스튜디오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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