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면담이 2차 가해 될라…대한상의, 사내갈등 관리 안내

‘사내 갈등 관리 HR면담 가이드’ 발표

#1. 권고사직 대상자인 A 씨는 인사과 면담 과정에서 권고사직을 거부하면 핵심 업무에서 배제되고 그동안 근무 태도를 이유로 징계받을 수도 있다는 압박을 받았다. 이후 A 씨는 권고사직을 하지 않았고 실제로 핵심 업무에서 빠졌다. A 씨는 전보 처분의 부당성을 블라인드 앱에 올렸다. 이 글이 기사화되면서 회사와 CEO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만들어졌다.

블라인드 앱 화면

대한상공회의소는 19일 회원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평가불만, 고충 등 다양한 유형의 사내 갈등 관리를 돕고 면담과정에서 발생가능한 법적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사내 갈등 관리 위한 HR면담 대응 가이드’를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에는 ▷ HR면담의 중요성 ▷HR면담 대응원칙 및 체크포인트 ▷ 유형별 HR면담 팁을 담았다.

대한상의는 “최근 미투 확산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제화, 고충 제기에 적극적인 MZ 세대들의 등장으로 HR면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면담 시 해당 직원이 개인 SNS, 블라인드앱 등 온라인상에 글을 게시하고 이를 언론매체가 이슈화해 기업이 손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이드는 HR 면담 대응 원칙 네 가지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비밀 유지를 강조했다. 비밀 유지가 되지 않으면 직원(피면담자)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깨뜨리고 면담자의 법적 책임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면담자의 지위 남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면담자가 피면담자에 대해 업무적이나 도덕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갖고 있다고 오인하고 면담하면 2차 괴롭힘이나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면담 성격에 맞는 면담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HR이라도 그 성격에 따라 면담자는 징계 조사의 경우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역할을, 반면 고충상담의 경우 피면담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상담자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부적절한 면담이 향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리스크가 있으므로 면담 전 사안과 관련된 회사내규 및 법적 유의사항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이드는 최근 스마트폰의 녹음 앱을 이용해 상대방과의 통화나 대화 내용을 쉽게 녹음하는 일이 이뤄지고 있다며 면담 과정에서도 피면담자의 녹음 행위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동의 없는 녹음에 대해 면담자 음성권 침해 가능성, 조사의 기밀 유지 위반 등의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면담자가 녹음을 한 경우 피면담자에게 녹음 사실을 알리고 녹음을 원하지 않으면 조사 면담 내용을 정리해 피면담자 서명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