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작해라. 꼴보기 싫어 죽겠어"…백종원, 시장에 30억 쓰고 분노한 이유

박양수 2023. 4. 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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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백종원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재개장한 예산시장의 '부흥 프로젝트'와 관련해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쫓김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 공개됐다.

17일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는 ''백종원 시장이 되다 13화' 재개장 완료한 환상의 예산시장,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백종원 대표는 이 영상에 예산시장 개장 전까지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담았다. 백 대표는 예산시장 첫 개장 뒤, 지역 상인들과 공청회를 진행하고, 예산시장 공사 현장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런데 "예산시장 프로젝트에 20억~30억 썼다. 돈 안 아깝다. 안해도 그만이다"라던 백종원은 "작작 해야지, 꼴 보기 싫어 죽겠다"면서 분노를 폭발시키는 모습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충남 예산 상설시장 리뉴얼 프로젝트는 백종원이 그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와 함께 지역 상생 프로젝트로 진행한 것이다. 시장 개발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음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런데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시장에 몰리자 긴 대기 시간과 주차난 등 불편한 문제점이 부각됐고, 시장 재개장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런 가운데 6만원 수준이던 숙박료가 14만원까지 치솟는 등 갖가지 불만이 터져나왔다.

백 대표는 식당 주인과 숙박업소 관계자들을 만나 "어떤 숙박업소를 갔더니 평소 가격보다 2배를 받는다더라. 국수를 못 먹어서 (시장) 앞에 있는 가게에서 국수를 먹었더니 4000원짜리를 7000원으로 받더라"며 "그래서 긴급하게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 때문에 예산시장 말고 다 죽는다"는 시장 주변 사람들의 불만을 직접 언급하며, "제가 여기에 20~30억원을 썼지만 안 해도 그만이다. 이렇게 된다면 예산시장 프로젝트는 더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사장님들이 잘해주셔야 한다. 자고 가는 사람이 생기면 가격을 진짜 잘 받아야 한다. 예산에 대한 이미지를 심는 거다. 잘못하다가 한방에 가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통해 사람들이 와도, 여기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5% 정도"라는 통계 분석을 언급하면서 "이 사람들이 다들 놀러 가고, 주변으로 가서 먹고 하는 거니 가격을 최대한 올리지 말고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정작 백종원을 분노하게 한 대목은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지역이 개발된 후 사람이 몰리게 되면 임대료가 오르고, 그 여파로 원주민과 상인이 쫓겨가는 현상을 이른다. 서울의 경우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이태원, 삼청동 등지가 한때 독특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었다가,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상권이 붕괴되는 악순환을 겪은 바 있다.

예산시장 재개장을 앞두고 공사 현장을 살펴보던 백 대표는 예산시장 프로젝트 초기부터 도움을 줬던 치킨집 사장한테서 "건물주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공사에 들어갔던 떡집도 내쫓길 위기에 처해 있었다. 백 대표는 "(건물을) 팔 거면 사장님 사모님한테 팔면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떡집 사장은 "(구입하고 싶어도) 가격을 아예 얘기도 안 한다"면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백 대표는 "시세의 2배를 준다고 해도 거절한 사람들이 있다. 취지에 공감하고 협조해준 분들께 감사패를 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소탐대실하지 말자"고 재차 강조했다.

백 대표는 그러면서도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높아진 임대가격으로 들어오는 가게들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외지인이 들어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분들도 함께 가격 품질 위생에 동참해준다면 함께 도와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산에 한번 온 분이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있게 재정비를 계속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전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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