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3급 아들 치료비 필요해서” 개·고양이 1256마리 굶겨 죽인 60대 징역 3년 구형

검찰 징역 3년 구형 “그 자체가 거대한 무덤”
선고재판은 5월 11일 예정

상기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1256마리를 굶겨 죽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66)씨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8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 박종현 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주거지인 범행 현장은 쓰레기와 오물, 사체가 뒤섞여 있었고 극심한 냄새가 났다. 살아있는 동물도 있었다”면서 “그 자체가 거대한 무덤이었다. 무고한 생명이 고통받으며 희생당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하면서도 A씨가 어려운 상황에 고물을 수집하며 살았고, 늦은 나이에 결혼해 3급 장애 아들의 치료비가 필요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되지만 장애 3급 아들의 치료비와 가족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본의 아닌 일을 했다”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A씨가 개를 가져간다는 소문이 나면서 강아지 번식장 등의 관계자들이 피고인에게 돈을 주면서 개 좀 가져가 달라고 했다. 이는 처음에 A씨의 생계에 도움이 됐지만 수가 많아지니 A씨가 감당이 안 됐다는 것이다.

A씨에 대한 선고재판은 다음 달 11일 오전 9시 50분에 열린다.

한편, 해당 사건은 현장을 발견한 제보자가 동물권단체 케어에 제보를 했고, 케어가 경찰과 지자체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기도 양평군 A씨 주택에서 발견된 개·고양이 등 동물 사체는 1256구에 달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이미 확인된 것만 1256구로 그간 처리된 사체까지 더해지면 그 수는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2020년 2월부터 최근까지 동물 번식장 등에서 처리비로 마리당 1만원을 받고 사람들이 키우지 못하는 개와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사료 가격이 비싸 굶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를 거쳐 지난달 8일 구속됐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