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투자한 국내 기업 ‘금융배출량’ 2710만톤

조해영 2023. 4. 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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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 자산의 '금융배출량'이 2710만톤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의뢰로 이에스지(ESG) 데이터 제공기관 '후즈굿'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312개사)에 대한 금융배출량이 2710만3018톤(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가운데 일부의 금융배출량만으로도 2021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인 6억7960만톤의 3.98%를 차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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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 자산의 ‘금융배출량’이 2710만톤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1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인 6억7960만톤의 약 4%에 해당하는 양이다. 금융배출량이란 탄소 배출 기업에 투자·대출 등을 할 때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에 많이 투자할수록 금융배출량은 늘어난다.

18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의뢰로 이에스지(ESG) 데이터 제공기관 ‘후즈굿’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312개사)에 대한 금융배출량이 2710만3018톤(이산화탄소 환산 기준)으로 집계됐다. 금융배출량은 투자 기업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 국민연금 지분율을 곱해서 계산한다. 국민연금의 금융배출량을 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분석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에 담긴 기업(보통주 기준) 1168곳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 312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가운데 일부의 금융배출량만으로도 2021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인 6억7960만톤의 3.98%를 차지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뿐 아니라 국내 채권, 해외 주식·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실제 국민연금의 금융배출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배출량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에너지와 소재 기업이 각각 42%를 차지했고 하드웨어·반도체 8%, 운송은 3%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국민연금이 5.9%의 지분을 소유한 한국전력공사(한전)로 인한 금융배출량이 1034만7228톤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홀딩스(9.3% 지분·727만5754톤), 삼성전자(8.5% 지분·123만3568톤), 에쓰오일(8.0% 지분·76만4876톤), 엘지(LG)화학(6.7% 지분·60만4485톤)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금융배출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같은 방식으로 이번에 산출해 본 2019년과 2020년 국민연금의 금융배출량은 각각 3740만톤과 3372만톤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한전과 포스코홀딩스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데다, 이들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도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앞으로 국민연금의 전 자산군에 대해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해 금융배출량을 산정하고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국민연금의 기후 책임성을 묻고 국민연금이 조속히 넷제로를 선언하고 실행 목표를 수립해 이행하도록 적극적 관여 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5월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바 있다. 석탄채굴·발전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네거티브 스크리닝) 도입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전체 매출에서 석탄발전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설정, 녹색 채권 투자 허용 여부 등 구체적인 투자제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외부 연구용역도 진행했다. 하지만 아직 투자제한 전략을 공식적으로 도입하지는 못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탈석탄 투자’ 전략은 산업계와 노동계 등에 미칠 파급 효과를 고려해 폭넓은 의견 수렴부터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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