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갤 3’ 제임스 건 감독 “시리즈 마지막 편···내 분신 같은 ‘로켓’의 과거 보여줄 것”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가오갤 3)>의 개봉을 앞두고 제임스 건 감독과 크리스 프랫, 캐런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등 배우들이 한국에 방문했다. 건 감독은 한국 영화와 한국 팬들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이 한국 영화입니다. 그 영화들의 고장에 온 게 굉장히 기쁩니다. 1960년대엔 프랑스 영화가, 70년대엔 미국 실험주의 영화가, 90년대에는 홍콩 영화가 시네마를 이끌었다면 지난 10년 이상은 한국 영화가 세계 최고였습니다. <기생충>이나 <마더>와 같은 한국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 영화는 <악녀>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건 감독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인 친구들도 많고, 시리즈를 만드는 동안 한국 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셨다. (시리즈 마지막 편을 홍보하는)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한국에 오기를 선택했다”고 했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중 하나인 <가오갤> 시리즈는 특유의 위트 있는 대사와 적재적소에 삽입된 올드팝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건 감독은 앞서 <가오갤3>이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것을 예고했다. 피터 퀼 역할을 맡은 배우 크리스 프랫은 “영원한 건 없다. 조금 씁쓸하다”며 “10년 동안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기뻤고 모든 순간이 소중했다. 마지막 편을 팬들에게 공개하려니 산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경관을 누리고 있는 기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가오갤3>는 등장인물들의 내밀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이다. 특히 항상 화가 나있는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이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마주한다. 건 감독은 마지막 편의 초점을 로켓에 맞춘 데 대해 “로켓은 저에게 중요한 캐릭터이자 제 분신이다. 분노에 가득 차 있는 작은 존재이며 스스로 자신이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들과 소통이 어려운 ‘아웃사이더’”라며 “10년 전 시리즈를 만들 때 로켓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코미디, 아름다운 음악 등의 요소도 있지만 무엇보다 슬픔이 가득하다. 시리즈 마지막 편의 감독이 제가 됐다고 했을 때, 로켓과 로켓이 느끼는 분노의 기원을 꼭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라디오헤드의 노래 ‘크립(Creep)’의 어쿠스틱 버전을 배경음악으로 로켓의 얼굴을 비추며 시작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네 명 모두 영화 삽입곡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크립’을 꼽았다. 멘티스 역의 폼 클레멘티에프는 “‘크립’이 우리 영화를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열어줬다”며 “나는 ‘이상하다’ ‘아웃사이더다’ ‘남들과 다르다’는 감정을 저도 느낀 적이 있다. 그런 메시지를 이야기해주는 노래다. <가오갤>이 완전 이상한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지 않나”라고 이유를 말했다.
건 감독은 <가오갤> 시리즈가 막을 내리더라도 MCU 영화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히어로, 액션, 스펙터클도 중요하지만 캐릭터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유머도 좋지만 캐릭터들에게 여러 감정을 더 많이 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내달 3일 개봉한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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