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아들 사흘간 방치해 숨지게 한 엄마 “잠든 사이 PC방 갔을 뿐”

“예방접종 안했다고 방임죄로 처벌 못해” 주장도

2살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친모/뉴스1

2살 아들을 사흘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엄마가 법정에서 아동학대 살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방임혐의도 일부 부인했다.

18일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류호중)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A(24·여)씨 변호인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남편이 집을 나간 이후 독박 육아를 하면서 아이가 잠든 틈을 타 PC방에 갔을 뿐”이라며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등 영유아검진에 대해 알지 못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방임 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측이 살인의 고의성까지 부인하자 “방치한 시간이 장시간인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 있나”며 피고인에게 직접 “아이를 홀로 놔두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아무 대답을 못했고, 변호인이 “피해자가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 아동의 친부 측 법률대리인도 참석했다. 그는 “피고인은 전기가 끊겼다, 아이가 잘 때 PC방을 갔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는데, 생계 유지를 위해 일을 하러 나갔다가 아이가 사망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알게 된 남자친구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갔던 것”이라며 “반성하는 지 의문”이라고 했다.

A씨는 이날 지난 주 허리를 다쳤다며 재판 내내 피고인 석에 앉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는데, 피해 아동 친부 측은 “피고인이 허리가 아프다며 표정이 좋지 않은데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생후 20개월 된 피해자가 사망 당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월30일 오후 2시부터 2월2일 오전 2시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들 B(2)군을 홀로 집안에 방치한 채 외출해 탈수와 영양결핍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최근 1년간 아들을 총 60여 차례에 걸쳐 총 544시간 상습 방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